정부가 오는 97년부터 발급예정인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의료보험증 등
3가지기능을 통합한 전자주민카드의 인쇄방식을 놓고 관련업계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30일 내무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열전도인쇄방식과 레이저 인그레이빙
방식업계는 각 인쇄방식의 보안성 내구성 구득용이성등에서 서로 장점을
내세우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내무부가 이의 채택을 놓고 여러가지 장단점을 저울질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열전도인쇄방식은 고체염료를 입힌 리본을 이용, 글자나 화상을
카드표면에 인쇄하는 것이며 레이저 인그레이빙방식은 레이저빔을
카드속으로 쏘아 내면에 문신처럼 새겨넣는 방식이다.

레이저 인그레이빙방식 업계는 레이저빔 각인방식이 반영구적이며
사진이나 문자의 변조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해 보안및 위조방지가 완벽한
점을 내세우고있다.

천연색으로 인쇄가 안된다는 단점이 있으나 미국처럼 다인종 국가가
아닌 이상 흑백만으로도 사람을 인식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열전도인쇄방식업계는 PVC소재사용으로 가격이 저렴할 뿐아니라
천연색으로 인쇄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있다.

독일의 G&D사의 레이저 인그레이빙시스템 국내판매점인 신행통상의
김도묵사장은 "주민증경신의 가장 큰 목적의 하나가 범법자 색출및
범죄예방, 신분증위.변조방지에 있다고 볼때 내구성이 좋은 PC
(폴리카보네이트)소재에 레이저 인그레이빙방식을 사용하는것 외에는 다른
방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데이터카드,일본의 토판인쇄등 열전도인쇄방식의
국내대리점 관계자들은 "국내전가구에 컬러TV가 보급돼있는 지금
흑백사진은 시대에 뒤떨어진 감이 든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이들은 또 위조가능성과 관련, "사진이나 문자변조가 레이저빔방식보다
손쉽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전자주민카드에 집적회로칩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변조는 불가능할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이들의 공방이 치열해지자 공청회등 여론수렴을 거친뒤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히고있어 이에 대한 논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 신재섭.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