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가 26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이날 제약업계는 여의도63빌딩에서 해방이후 우리나라 산업사에 커다란 발
자취를 남긴 업계의 발전사를 정리하고 21세기 첨단기술집약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기념세미나와 기념식을 갖는다.

45년 창립된 조선약품공업협회는 53년 대한약품공업협회로 이름을 바꾼후
88년 서울 서초구 제약회관 준공과 함께 현재의 한국제약협회로 이어져 50년
우리나라 제약발전을 이끌어왔다.

해방직후 밀수나 미군을 통해 들여온 설파제 결핵약 비타민 등의 외제약품
이 주로 유통돼 유한양행 등 30여개업체가 생산한 국산의약품은 전체수요의
10%를 공급하는 수준이었다.

한국전쟁의 폐허속에서 국제협력기구(ICA)의 원조자금으로 제약업 현대화
의 기반을 닦여졌고 60년 외자도입촉진법이 발효되자 외국과의 기술제휴가
촉진됐다.

67년엔 정부가 수입억제책으로 이용해왔던 수출입링크제를 폐지되면서 잠
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70년대의 고도성장과 더불어 제약업도 내수를 바탕
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룩했다.

50년 당시 9백만원에 이르던 의약품 생산실적이 94년 5조7천억원으로 증가
했고 수출실적은 3천7백억원에 이르렀다.

80년 이후 수입개방으로 거대외국제약사의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산업구조
고도화로 국내제약업계는 위축된 상태다.

제약협회는 우선 차선책으로 KGMP(우수의약품제조기준)를 각사가 도입하도
록 유도,현재 181개 업체가 적격업체로 지정됐다.

제약협회는 신약개발만이 유일한 경쟁력강화의 길이라고 판단해 환경조성
에 주력하고 있다.

21세기를 대비해 5대 혁신과제를 실천해나가면서 외국제약및 의약품유통사
의 시장잠식을 저지하고 질적인 경쟁을 유도,궁극적으로 수익성을 높여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결의를 새로이 했다.

우선 신약개발을 위한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정부의 연구지원금과 장기저리
의 정부출연기금을 유치하며통합된 의약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밖에 의약품물류 현대화,공정한 경쟁환경조성,해외마케팅력 강화,업계의
조직과 체질 혁신 등을 골자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비전
을 갖고 있다.

이금기한국제약협회회장은 "제약업은 정밀화학의 꽃으로 자체개발한 신약
을 수출할 경우 철강 정유 등의 장치산업에 비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며 "2천년대 이후 매년 한두개의 신약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각
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약협회는 이날 기념세미나에서 "한국제약산업의 선진화전략"과 "과학기
술선진국에서의 제약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미래를
조망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