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근 신한은행이사대우 융자지원부장(93년 당시 서소문지점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서소문지점에 3백억원의 돈이 입금된 것은 사실이나 이 돈이
누구돈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백억원의 돈은 합의차명에 의한 것이며 당시는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기 전이어서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금주로부터 처음 연락온 것은 언제인가.

"92년11월 40대초반의 남자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만났다.

내용은 3백억원의 돈을 기업금전신탁으로 예금해줄테니 은행측에서
알아서 차명으로 해달라는 조건이었다"

-차명자는 어떻게 선정했는가.

"기업금전신탁은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개설된다.

그래서 92년 11월 매형인 최광문씨(한산기업대표)에게 이름을 빌려 처음
으로 90억원의 계좌를 개설했다.

다음으로 93년 2월 서소문지점과 거래가 있는 우일양행 하종욱씨의
이름으로 110억원을 받았다.

마지막은 서소문지점 이화구차장(현 역촌동출장소장) 동서인 최광웅씨
(서부철강대표)에게 이름을 빌려 100억원을 입금시켰다"

-전주가 누구인지는 알았는가.

"전혀 몰랐다.

세번에 걸쳐 돈을 갖고 온 사람이 동일인 것은 사실이나 본인이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철저히 숨겼다.

이 사람과 전주가 동일인인지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박계동의원은 이원조씨가 몇몇 시중은행 영업담당상무들에게 차명계좌
확보를 지시했고 이같은 사실이 영업상무들을 통해 일선 지점장들에게
극비리에 하달됐다고 밝혔는데.

"박의원이 그런 말을 했다는 소리는 들었다.

그러나 당시 본점으로부터 연락이나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었다"

-차명계좌를 실명전환하지 않은 사실을 알았나.

"93년10월12일 실명제가 실시된 이후 실명전환여부를 확인했으나 그때까지
실명전환을 하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

다만 매형인 최광문씨의 통장에서는 30억~40억원정도가 중간에 빠져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