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자형고속철도망과 격자형간선고속도로망구축을 골자로 제시한
국가기간교통망구축 청사진은 교통후진국인 우리나라를 교통선진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고속철도 도로 항만 공항시설 등 하드웨어의 확충뿐 아니라 안전확보
교통수요관리 환경친화적 교통체계 등 소프트웨어의 질적수준향상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힌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철도와 도로를 거미줄처럼 연결, 전국을 반일생활권으로 묶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은 21세기 국가경제력과 국민의 삶에 맞는 올바른
방향설정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다음 세기에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등 주변 경쟁국가들과 아시아의
항공 항만시장을 놓고 일전을 벌여야 하는 "예정된 전쟁"에 대비하는
부문별 투자계획도 들어있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은 국가의 종합교통마스터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된 한반도를 가상해 목포~서울도로등 5개도로망을 북한의 신의주
남포혜산 나진 청진과 연장하는 계획을 마련했으며 한반도종단철도망과
러시아 중국을 연결하는 대륙철도망을 구축한다는 원대한 구상도 들어 있다.

구체적으로 이번 마스터플랜은 오는 2011년까지 교통수요가 양과 질면에서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에서 시작됐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현재의 만성적인 교통혼잡과 물류적체가 그대로
이어져 국가경쟁력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위기감이 기간교통망구축
으로 가시화된 것이다.

더욱이 현 상태가 계속된다면 지수상으로는 선진국진입이 달성될지 모르나
사회간접자본면에서는 여전히 후진국에서 탈피할 수 없게 된다는 우려도
장기구상의 배경이 됐다.

교통개발연구원의 분석결과,국내수요면에서 2011년까지 여객은 현재보다
2.2배 화물은 3.8배 증가가 예상되고 자동차댓수는 3배 늘어난 2천4백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마디로 남쪽 전체가 차량물결로 홍수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같은 수요예측에 대해 장기구상은 철도를 단선기준으로 현재 4천km에서
2.7배 늘어난 1만6백19km, 고속도로를 1천6백2km보다 3.2배 많은 5천1백km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세부적으로는 2011년까지 고속철도 1천27km, 고속화철도 7백25km,
일반철도 3천8백8km를 구축, 전국 주요도시를 1-2시간대에 연결하고 도로도
기존도로의 활용과 지선의 신설을 통해, 30분내 주요 간선도로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짰다.

철도와 도로를 구석구석까지 연결, 전국의 반일생활권구축을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수요면에서는 국제교역과 교류확대로 2011년까지 여객은 4배 화물은
6배로 급증할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공수요가 세계수요의 50%를
넘어선다는 전망이다.

해운물동량도 5.7배 늘어 항공과 항만시장을 잡기위한국가간 경쟁에 시간을
두고 대비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업중인 전국 7개 항만개발과 영종도신공항건설이 동북아물류거점화
를 위한 첫 포석이며 이를 이어 기존 지방공항을 특정 외국의 도시와 연결
하도록 하고 김포공항을 국내선공항으로 특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국가기간교통망구축계획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교통수요를
예측하고 이에따른 향후 개발전략을 각 부문별로 수립, 청사진으로 제시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고기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