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만족형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라"

가전업체들이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 기후 국민성등을 고려한 지역별
특화제품을 내세워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형 냉장고와 세탁기를 개발해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일본의 가옥구조가 좁고 일본인들이 음식을 종류별로 구분해 보관하는
습관이 있다는 점에 착안, 소형의 서랍식 4도어 냉장고를 개발한 것.

또 일본의 비싼 수도료를 감안해 전자동의 절수형 세탁기도 내놓았다.

중국에 수출하는 TV나 VTR엔 노래방 기능을 필수적으로 탑재한다.

중국인들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수출하는 VTR의 바닥에 경고음 장치를 내장
하고 있다.

절도범이 많다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제품이다.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벽걸이형 오디오도 유럽지역을 겨냥한 것이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아일랜드 디자인 연구법인을 통해 현지 소비자
모니터링을 거쳐 개발한 것으로 유럽지역 소비자들의 취향에 적합하게끔
견고하면서 세련되게 고안된 디자인이 특징.

대우전자는 유럽 미주 아시아지역에 각기 다른 세탁기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봉세탁기를, 유럽은 드럼식을, 아시아지역은 펄세이터(회전판)
세탁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흐린 날씨가 많은 유럽지역의 경우 건조기능까지 갖춘 세탁기를
내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상냉장 하냉동"의 남미형 냉장고를 개발, 올해말부터 수출에
들어갈 계획이다.

가전업체들은 국내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친생활 가전제품을
잇달아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게 "전화예약 녹화 VTR".

외부에서 전화 한통으로 즉시 녹화하거나 예약 녹화가 가능한 제품이다.

통신기술과 가전제품을 접목해 소비자들의 편의성 도모에 초점을 둔 것.

도시속에 자연을 강조한 "자연음 오디오"는 소비자들의 정서 순화를 위한
제품이다.

내장된 배경음이 바닷가 숲속 계곡등의 3가지로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 즐길수 있다.

"복합기능 세탁기"는 세탁조안에 빨래판과 세탁봉이 동시에 들어 있어
세탁력을 높이고 세제와 물 사용량을 줄이는데 중점을 둔 제품.

빨래판에 미니 날개를 3개 더 부착하거나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하는
일체형 세탁기도 잇달아 개발돼 주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전업체들의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은 단순기능만 강조한 제품으로 더이상
소비자들의 구미를 만족시킬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가전제품시장이 포화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편리성 강조
와 고정관념 탈피에 초점을 맞춘 "신가전제품" 개발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
이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