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6일 부도난 (주)삼익에 은행등 금융기관에서 빌려쓴 돈은
3천1백78억원(5일현재)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권역별로보면 <>은행권 1천8백12억원 <>제2금융권 1천2백32억원 <>회사채
1백34억원등이다.

이중 제2금융권인 투금사들이 빌려준 돈의 상당액에 대해 은행들이 지급
보증을 서주고 있어 실제 은행들이 지급책임을 지고 있는 돈(순여신)은
2천4백2억원이다.

대부분 은행들이 담보를 여신액보다 많이 잡고 있지만 서울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은 담보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상태다.

은행들은 어떻게 이처럼 많은 돈을 빌려줬나.

금융계에선 특히 (주)삼익의 이종록회장이 경영하던 삼익주택이 대표적인
부실업체로 지난 86년 산업합리화업체로 지정되어 경영권마져 빼앗긴
"전과"가 있는데도 은행들이 선뜻 거액을 대출해줬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초 부도난 덕산그룹처럼 대출에 따른 사례(커미션)가 오고갔을 수도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주)삼익에 대한 대출이 모두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고
나간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장 많은 대출로 사실상 주거래은행격인 서울은행은"지난 88년 4월
삼익세라믹시절부터 거래를 시작했다"며 "당시는 정부에서 주택 2백만호
건설을 발표하는등 향후 건설경기가 좋을 것으로 판단해 자금지원을 점차
늘려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신이 두번째로 많은 주택은행은 대출금 대부분이 주택건설지정업체들에
나가는 정상적인 주택자금대출이라고 강조한다.

아파트분양이 끝나면 입주자들의 개인대출로 넘어가는 장기대출로 거의
모든 주택업체들에 대출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설자금전담은행인 산업은행과 지방은행중에선 광주은행 후발은행중에서
평화은행이 이례적으로 거액을 대출해줬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이중 산업은행은 대출이 (주)삼익의 전신으로 조립아파트의 벽체인 팔크를
생산하던 대한팔크시절에 주로 나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건설"쪽에 대한 자금지원은 없었다는 얘기다.

평화은행도 (주)삼익이 근로자들을 위한 아파트건설사업을 많이 하기때문
에 대출금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평화은행 자체가 근로자은행의 성격이 강한 만큼 근로자아파트건설을
지원한다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광주은행은 지난 93년 (주)삼익이 광주의 진원동 삼익아파트공사를 시작할
때 대출을 처음 해줬다고 밝혔다.

지역개발사업에는 지역은행이 대출을 하는게 관행이란 지적이다.

은행들은 대부분 대출사유는 다르지만 담보를 충분히 확보해 놓고 있어
별 문제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담보가 있다고 무조건 대출을 해주지는 않는게 우리 은행들의
"관행"이라는 점에서 부실기업인에 대한 거액 대출배경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