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이와은행이 국제채권투자실패로 11억3천2백만달러(1천1백억엔)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지자 국내은행들도 유사한 손실을 보지 않을까
하는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들은 일단 현재의 리스크관리시스템으로 미뤄 그같은 대형손실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해외점포에 공문을 보내 주의를 환기시키고
내부점검에 착수하는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국내 은행들의 경우 <>리스크관리시스템이 일본계 은행들보다
체계적인데다 <>해외유가증권 투자규모가 작고 <>투자방법도 보수적이어서
대형손실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이 해외유가증권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데다
해외점포의 경우 투자운영(트레이딩)과 사후 자금관리(세틀먼트)가
구분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여서 사고발생이 없을 것으로 장담하기는
힘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손실사고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국내은행들의 관리시스템이 체계화돼 있다는 점이다.

모든 외환관련사고는 투자운영업무와 사후자금관리업무가 분화되지
않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영국의 베어링스은행이 그랬고 수협이 그랬다.

이번 다이와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이구치 도시히데(정구준영)뉴욕지점 부지점장은 혼자서 46억달러어치의
유가증권을 사고 팔았으며 혼자서 자금과 문서를 관리했다.

관계자들은 국내은행들의 경우 투자와 관리의 분화가 엄격하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유가증권투자를 담당하는 본드딜러들은 사고파는 일만하고
자금의 결제와 관리는 백오피스에서 담당한다.

구자용상업은행전무는 "본점에서 수시로 투자상황을 관리하고 있어
대형손실사고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해외점포의 경우 투자손실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모든 해외점포가 투자와 관리를 분리하고는 있지만 내부사정상
형식에 그치고 있는 점포가 상당수라는 것이다.

또 해외교포를 딜러로 채용하는 점포가 많으나 그들을 관리할만한
직원이 없는 점포도 적지 않다.

특히 시카고 런던 동경 홍콩등의 일부 점포는 유가증권투자규모가
5억달러를 웃도는등 날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또 다이와은행에서처럼 보관된 유가증권(커스터디언)실물과 명세표를
일일이 대조하지 않는 점포도 상당수여서 다이와은행사건을 계기로
전반적인 관리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국내은행들은 본점과 해외점포에서 유가증권투자업무를
하고 있다.

5대시중은행은 투자규모가 각각 10억달러를 넘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본점 보유물량은 5억여달러어치,해외점포 물량은
7억여달러어치에 달하고 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