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라운드(GR)에 대비한 대기업들의 ''환경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빠르면 내년 7월부터 국제환경경영인증(ISO 14000)이 실시될 전망이기 때문
이다.

각 그룹들은 그동안 환경위원회를 발족하고 계열사별로 인증획득준비전담팀
을 구성하는 등 환경경영시스템 구축작업을 서둘러 왔다.

특히 그동안 환경전략에 비교적 신경을 덜 써온 대우그룹도 ''환경경영''을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대기업들의 환경경영은 도입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확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수 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잇따라 환경친화적 경영시스템의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은 ''환경경영''을 무역거래의 전제조건으로 삼는 ISO 14000이 빠르면 내년
7월부터 실시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97년까지 환경관련부문에만 4천3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은 환경친화적 제품을 연구하고 계열사의 ISO 14000 인증획득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미 지난 92년 지구환경연구소를 설립했다.

올들어서는 그룹환경위원회를 발족하고 각 계열사마다 ISO 인증추진팀을
구성해 환경경영을 위한 준비체제구축을 완료했다.

지난 91년 페놀파동이후 환경문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온 두산은
''환경경쟁력''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전계열사가 ''그룹 환경경영 지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계열사
환경진단에도 이미 착수했다.

현대는 96년까지 오염방지 환경개선사업에만 3천5백억원을 투자하고 전국
주요사업장의 환경관리현황을 공개키로 했다.

특히 각 사업장의 용수량과 폐수방수량을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1년 ''에코(Eco)2000 추진본부''를 발족한 한화그룹은 올들어
''ISO-14000그룹대책반''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인증획득 준비에 나섰다.

한화는 92년부터 매년 설비투자액의 3~7%선인 2백억~3백억원을 환경관련
부문에 투자해왔고 이를 2000년에는 15%선인 1천7백억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금호그룹은 연초 별도법인인 EQS(Environment, Quality, Safety)를 설립해
전계열사의 품질 환경 안전문제를 전담관리케 했다.

이밖에 LG 선경 한진 기아 코오롱 미원등 대부분의 대기업들도
<>ISO-14000인증획득 전담팀구성 <>사업장 환경경영교육강화 <>용수량 및
폐수방수량 줄이기 <>환경 시설관리 자동화시스템구축 <>환경관리현황공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제조공정과 최종제품이 환경오염 유발가능성이 높은 화학업종과
당장 해외공사수주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건설업종에 속한 업체들은
ISO 14000 선인증업체가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사적품질관리(TQM)운동에 이어 잔사적 품질환경관리(TQEM)
운동이 전기업에 확산될 전망"(삼성 지구환경연구소 진용부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국내 업체의 준비도 선진국기업에 비해서는 뒤늦은 편이다.

영국이 인증기관 BSI를 중심으로 38개분야 4백50개 기관이 참여한 파일럿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선진국은 이미 자국내 인증기관을 중심으로 환경경영
체제인증준비를 완료했다.

일본의 NEC는 내부환경 감사제도를 완비했고 미국의 다우케미컬도 사내
환경경영체제 구축작업을 마쳤다.

이밖에 GM 듀폰 3M 필립스 BMW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미 본격적인
환경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