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하순 잇달아 오픈한 서울지역 대형백화점의 지방점포들이 쾌조의
운영성과를 거두며 개점1개월만에 해당지역의 매출1위점포로 급부상,
지방상권의 대대적인 판도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개점한 곳은 한화백화점 수원점(24일) 신세계백화점(25일) 현대
부산점(26일)등 3개점.

상품조달 능력과 운영노하우에서 지방백화점들보다 한수위에 있는 서울
대형백화점들의 지방점은 개점전부터 해당지역 업체들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견돼 왔지만 한달장사의 실적은 당초예상마저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개 지방점중 가장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곳은 현대부산점으로 24일
까지의 1개월간 매출이 2백73억원으로 목표치 1백90억원을 무려 43.7%나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는 특히 사은품과 개점이벤트등의 물량공세를 집중적으로 펼쳤던
개점 첫 10일동안 하루평균 13억9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최근에도
일매출이 8억원대를 달리고 있다.

현대부산점의 이같은 실적은 하루평균 약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서울압구정동 본점과 비교할때 기대이상이다.

개점후 1개월간의 매출목표를 1백60억원으로 잡았던 신세계광주점도
기대이상의 실적에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신세계는 24일까지의 매출이 목표치를 31%나 상회하는 2백10억원에
달한 것으로 잠정집계하고 있다.

개점초기 10일간 1백억5백만원의 실적을 올린데 이어 최근에는 하루평균
매출이 5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원은 인구 상권규모에서 부산 광주에 미치지 못해 한화백화점 수원점의
개점 1개월간 매출실적은 76억6천만원에 달했고 최근 하루매출은 2억9천만원
으로 목표치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가고있다.

수원점은 개점초 3,4일간 집중호우가 내려 목표달성에는 차질이 있었으나
현재 영업추세는 호조를 보여 조기안착을 확신하고 있다.

이들 3개 지방점의 쾌속질주는 해당지역 지방백화점들과의 매출실적을
비교해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부산 광주의 대표적 대형백화점인 태화쇼핑과 송원백화점의 하루매출은
최근 각각 6억원대와 3억5천만~4억원을 달리고있어 현대 부산점과 신세계
광주점은 오픈 1개월만에 해당지역의 매출 1위 고지에 가뿐히 올라섰다.

한화 수원점은 지난6일 개점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킴스클럽과
수원상권 1위를 놓고 앞으로 격전이 불가피하지만 백화점만으로는
이미 기존점포인 뉴코아 동수원점과 하이웨이백화점을 따돌린 상태다.

뉴코아 동수원점과 하이웨이의 하루매출은 최근 각각 2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개 지방점의 매출호조는 해당지역 지방백화점들을 압도하는
대형매장과 뛰어난 상품력,대규모의 문화행사등을 앞세운 고객확보
전략및 풍부한 각종 편의시설이 "뿌리내리기"싸움에서 가장 큰힘이
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형매장과 바잉파워를 앞세운 상품전략을 발판으로 의류 잡화등의
유명브랜드업체를 대거 유치,1차 승부처인 상품력에서부터 지방업체를
압도해 들어갔다는 풀이다.

현대부산점의 경우 저마진 상품인 식품의 매출구성비가 16.5%에 불과한
반면 고가 고수익 상품인 의류 잡화의 비율은 65%를 상회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서울 대형백화점 지방점포들의 맹위는 상대적으로 지방백화점들의
영업위축으로 이어져 상당수업체들의 매출이 최근 약20%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S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매장크기가 협소한 업체가 더욱 큰 타격을
받고있지만 냉가슴만 앓을뿐"이라고 귀띔했다.

덩치와 이름값을 앞세운 서울백화점들의 공세는 지방상권의 판도변화를
더욱 재촉할 전망이다.

< 양승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