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처음 할 때 꼭 지켜야할 것은 무엇입니까" 중견기업이상의
창업주사장 40명에게 이렇게 물어봤다.

수칙 3가지만 얘기해달라고 했다.

망설임없이 응답했다.

이들 답변중에는 공통점이 많았다.

뜻밖에도 첫번째 수칙은 일찍 일어나라는 거였다.

고압강관제조업체인 세우정밀의 박해술사장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때
3일정도는 잠을 자지 않고서도 거뜬했다고 밝힌다.

"월급쟁이 때는 사장이 되면마음푹놓고 늦잠을 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랬다간 곧 도산의길을 걷게 된다"고 덧붙인다.

정상영금강고려화학회장은 "20대에 창업해 스레트제조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3년간은 4시간이상을 자본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고 술회한다.

세계최대의 도료공장을 갖게 된 지금도 정회장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금강고려화학은 삼성그룹보다 2년 먼저 조기출퇴근제를 실시한 것도
이 습관에서 비롯된 듯하다.

일찍 일어나라는 뜻은 잠을 줄여라 부지런하라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영창악기 창업주인 김재섭회장도 "처음 국산피아노를 조립해낼 당시 밤을
꼬박 새우는 일은 허다했다"고 한다.

박명선청우엔지니어링사장은 저녁에 일을 시작해 설계도면에 파묻히면
아침해가 뜨는 걸 수없이 봤다고 토로한다.

이태보신화교역사장은 영업을 하다보면 트럭에서 잠을 잔일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했다.

부산의 정종모대동특수산업사장은 "가장 일찍 일어나는 새가 가장 먹이를
많이 잡는다"고 결론을 내린다.

둘째는 일을 맡겨라이다.

창업자는 대부분 일을 맡기는데 습관이 돼있지 않다.

특히 샐러리맨출신들은시키는대로 일하는데 습성화돼있어 마음놓고 일을
떠넘기지 못한다.

김연한한도금형사장은 "어떠한 일이든 모두 사장이 할려고 하지마라.
분야별로 소질이 있는 사람에게 과감히 맡겨라"고 권한다.

일본의 마쓰시다는 자기가 대그룹의 회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몸이 약해
스스로 일을 하기보다는 적절한 사람에게 일을 잘넘겨준 덕분이었다라고
했다.

실제 최대영재원전기사장등 약간의 신체장애를 가진 기업인들 가운데
일을 잘넘겨주는 덕분에 성장한 기업인들이 많다.

일을 잘넘기는 기업인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도 명확하다.

세째 돈을 구별하라고 경고한다.

창업초기에는 설비도입등 투자에 대한 욕망은 앞서지만 돈을 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돈의 액수가 많으면 어떻게든 끌어들이려 한다.

황한성선진엔지니어링사장은 "그러나 돈에는 질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다짐한다.

질나쁜 돈은 언젠가 기업을 망쳐놓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채나 고금리의 친인척 돈을많이 끌어들이지 마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영섭진합정공사장은 "질높은 돈이란 대출기간이 길고 금리가 낮은 돈을
말한다"고 분석한다.

네째는 과욕하지마라는 것. 주식회사등기를 하면 등기부에 사업목적란을
적는다.

이 난에 대부분 2~3개의 업종을 적는다.

그러나 어떤 기업인들은 컴퓨터조립에서부터 컨설팅 조경사업 관광단지개발
부동산매매 무역등 20가지이상을 적어놓기도 한다.

이들 기업에 6개월정도 지난뒤 전화를 걸어보면 이미 망한지 오래이다.

한상이금산산업사장은 "우유를 한통얻어 머리에 이고 가면서 이 우유를
팔아 병아리를 사고 커서 달걀을 낳고 새끼를 치고 또쳐 돈을 벌면 큰
빌딩을 사겠다고 하다가 돌뿌리에 걸려 우유를몽땅 쏟아버리는 그런
기업인이 주변에 널려있다"고 지적한다.

다섯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전상기우민양행사장은 "순탄하게 기업을
하겠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고 전제한다.

기업을 하다보면 위기는 필연적이라고 마음먹으라는 것.위기가 곧 기회가
될수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거듭 말한다.

입찰에 응할 때, 납품업체를 찾아가 교섭할 때, 돈을 빌리러 은행을
드나들때 결코 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지 마라.

여섯째 계획하라. 사장이 되면 하루의 시간을 쪼개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계획을 세우는데는 메모하는 습관과 이름을 외우는 습관시간을 잘지키는
습관이 전제돼야 한다.

김경한아이앤아이사장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나 좋은 정보를 입수 했을
때 즉시 메모를 하고 다음날 일과속에 이 업무를 적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일곱째는 확인하라. 이영섭진합정공사장은 이렇게 지적한다.

"서류를 결재할때내용을 파악하고 숫자에 오류가 없는지를 확인해야한다.

현장주의를 생활화해야한다.

소문을 듣고 판단을 내려서는 큰일난다.

화재 도난 안전사고등으로 고통을 겪거나 도산한 기업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인식하라"고 주의를 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