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체만한 크기"로만 인식돼온 건설중장비 시장에 소형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건설중장비하면 한번, 예컨대 "한삽"에 수십t을 들어올릴수 있는 건설
중장비시장에선 3t미만의 소형장비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소형건설장비가 이처럼 붐을 이루고 있는건 비좁은 공간에서의 작업수요가
크게 늘고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시장에 나온 최소형 굴삭기는 대우중공업의 "솔라007".

이 모델은 작업도구인 버켓의 용량이 기존 대형장비의 50분의 1수준인
0.019세제곱미터에 불과하다.

가로 세로 높이 25~30cm짜리 "삽"을 달아 손으로 처리할수 밖에 없던
일까지 척척 해결해주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건설중장비 소형화대열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다용도굴삭기 버켓용량 0.07세제곱미터(모델명미니026)
을 개발해 시판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미니굴삭기가 건물해체와 낙농 축산 골프장등에
적합하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도 운전할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현대중공업과 LG전선등 건설중장비제작업체도 대당 판매값이 1천만원미만
이면서 면허없이 운전이 가능한 3t미만 굴삭기의 개발을 서두르거나 이미
개발을 완료해 시장에 내놓았다.

아예 소형굴삭기만을 생산하는 업체까지 생겨났다.

동양물산기업은 과수원의 묘목사이를 비집고 다니면서 배수로작업을 할수
있는 굴삭기(모델명 TY007)를 시판중이다.

이 회사는 소형 굴삭기시장이 크게 팽창하자 전국 1백50개 대리점을 통해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의 소형굴삭기 판매실적은 1백40여대.

"소형특화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이런 소형 장비의 확산추세는 업계 전체의 판매실적에서고 그대로
나타난다.

올 상반기중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LG전선 현대중공업들이 판매한
8천1백5대의 굴삭기중 4.4%인 3백56대가 3t미만의 소형굴삭기였다.

지난 한햇동안의 소형 굴삭기판매실적이 2백여대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한 성장이다.

더욱이 소형 건설장비의 판매대수 비중은 일본(40%)등과 비교할때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은 더욱 크다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인력 부족과 도시화추세는 필연적으로 소소형장비 수요를 촉진시킬 것이란
분석이 이같은 진단을 더욱 뒷받침한다.

"일본에선 사람이 삽으로 할수 있는 일에까지 건설장비가 투입되는 추세다.
우리 소비자들도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작업을 할수 있는 건설중장비를 찾고
있다. 국내 업계에선 이에 맞는 제품개발에 한창이다"(대우중공업 김용희
영업전략부장).

건설중장비의 대표격인 굴삭기의 소형화현상은 도저 로더 지게차등의 관련
건설중장비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삼성중공이 시판중인 FX20D(모델명)지게차는 최대 운송중량이 2t이다.

성인 두사람이 들수 있는 60kg내외의 물건까지 거뜬히 처리해 낸다.

1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전후좌우로 이동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대우중공업과 LG전선등은 심지어 지게차의 원리를 이용해 우유배달용
운송장비까지 개발중이다.

무겁고 큰 제품의 운반에 스이던 지게차의 영역이 "하찮은 물건"운반에까지
넓혀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소형 건설중장비의 개발능력을 곧 기술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초대형 건설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10분의1 부피로 줄이면서도 성능은
뒤떨어지지 않아야하기 때문이다.

"기술능력을 과시하는 국제건설기계전시회 자리에서 초대형기계로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하지만 초소형으로 승부를 거는 기업도 있다.

이 때문에 소형 건설장비는 대형장비의 보완용이나 가정용 장비이상의
의미를 지닌다"(삼성중공업 김찬수중장비사업본부 판촉과장).

그러나 이런 "소형화 전략"을 밀어붙이기엔 업계 나름의 고민도 없지않다.

소형장비 5~10대의 매출액이 대형장비 1대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중장비의 가격이 적게는 대당 4천만~5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
이상인데 비해 소형은 7백만~2천만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해결책은 기술력을 높여 소형장비를 고부가화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건설기계공업협회 최평열부회장은 "현재 추세로 본다면 온는
2000년쯤엔 소형장비가 국내 건설중장비 판매대수의 절반을 차지할 것"
이라며 소형부문의 수익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업계 공동의 과제"라고
말했다.

< 김영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