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초 새벽 5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PC전문유통업체
C마트 본사.

늦겨울 새벽 바람이 매섭게 부는 이른 시각이지만 말쑥하게 정장으로 차려
입은 젊은이들이 하나 둘씩 바쁜 걸음으로 현관문을 들어섰다.

찬 바람에 얼굴이 굳을대로 굳어진 이들은 조용히 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가슴에 붙였다.

그것은 다름아닌 수험표.

이들은 새벽 6시부터 시작될 입사 면접을 위해 새벽공기를 가르고 시험장을
찾아온 것이다.

이날 면접시험장에 나온 사람은 60명.

면접 대상자중 9명이 나타나지 않았다.

C마트가 꼭두새벽을 면접시간으로 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험장에 안나온 9명을 걸러내기 위해서다.

새벽에 면접을 한다고 나오지 않는 정도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필요
없다는 것.

능력보다는 일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가진 사람이 더 장래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새벽 6시에 실시되는 면접시험시간에 나오는 것이 면접의 1차관문인
셈이다.

실제 면접도 "마인드"측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면접관들은 수험생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질문한다.

하지만 면접응시생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한다.

응시생들이 적어놓은 특기사항과 관련없는 것만 골라서 물어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사람에게는 무역에 관련된 질문만한다.

취미가 음악감상인 응시생에게는 미술에 대해 물어보는 식이다.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포괄적인 지식을 가질 수 없고 이런
사람은 회사일도 건성으로 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에서 "관심외 분야"의
지식을 묻는 것이다.

"업무능력은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노력
하려는 마음가짐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는 결코 달라질 수 없는 천성에 달려
있다"(신근영사장).

"새벽 6시 면접시험"과 같은 마인드 우선의 경영방침은 이 회사 사훈인
"다섯 마음"에 잘 나타난다.

새직장에 첫 출근하는 마음,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의 마음, 불굴점진의
마음, 이등보다 일등이 빛나는 마음, 위물 아랫물이 다 맑아야 하는 마음이
그것이다.

"바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회사일이던 개인일이던 원하는 것을 성취해낼
수 있다"는게 신사장의 지론이다.

이같은 "마인드경영"은 종업원들의 회사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면접시험을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새벽차를
기다리던 때를 생각합니다. 그러면 다시 도전해야 겠다는 새로운 힘이
솟아나지요"(김철회본점사원.95년2월입사).

"새벽 6시 면접"으로 씨를 뿌린 마인드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