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저녁8시10분 우주항공에 떠오른 무궁화위성은 통신.방송복합위성으로
한국의 본격적인 위성시대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무궁화호의 성공적인 이륙으로 우리나라는 21세기를 향한 우주개척과 정보
통신혁명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

이날밤 발사된 무궁화호위성은 분리돼 지구에서 가까운 지점이 1천3백53km,
먼지점이 3만5천7백86km 인 타원궤도(천이궤도)에 진입,앞으로 15~16일후인
오는 20일이나 21일께 동경 1백16도,적도상공 3만6천km 정지궤도에 안착,시
험작동에 들어간다.

이곳에 자리잡은후 5개월동안 기능시험과 궤도조정등의 예비시험을 거쳐
연말부터는 본격적인 통신.방송중계활동에 나선다.

이 순간부터 우리나라도 위성통신.방송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무궁화위성발사는 독자적인 위성보유를 통한 "통신.방송주권"확보를 담보
하는 상징이다.

더욱이 무궁화위성은 한국이 21세기의 범세계적인 우주개발에 적극 대처함
으로써 한정된 우주자원을 선점할수 있도록 하고 정보화사회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이 위성제작과정에 국내의 다수 민간기업들이 공동참여함으로써 우주항
공분야에 새롭게 눈을 떠 관련산업및 기술발전을 촉진시킬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이를통한 선진국 우주항공분야및 전자통신분야기술의 국내이전으로 첨단
우주개발기술을 위한 국내기반구축과 통신산업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할수 있
게 됐다.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는 더 큰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1개의 채널로 전국을 동시에 커버하는 통신.방송서비스가 제공됨으로써 TV
난시청지역을 완전히 없앨수 있고 전국 단일통신권의 구축으로 지역간 문화
격차도 해소할수 있다.

전파를 송수신하는 소형의 지구국장비만 갖추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무
선을 통해 화상회의를 할수 있다.

지금은 스크린케이블이나 광케이블을 깔아야만 가능한 원격교육 원격진료
도 위성을 통하면 간단해진다.

특히 남북통일에 대비한 통신및 방송시설자원확보의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
다.

세계각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한정된 우주전파자원인 지구정지위성궤도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확보함으로써 국제적 지위향상의 부수적 효과도 얻게 됐
다.

무궁화위성방송은 남한 지역의 경우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직경44cm
의 소형 패러볼라안테나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시청이 가능하다.

정부는 가능하면 조기에 위성방송사업자를 선정,직접위성방송전파를 쏠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안테나의 크기를 조금만 키우면 일본 중국 러시아연해주지역도 가시청권에
들어온다.

1백만명이 넘는 동포가 살고 있는 중국 연변 장춘지역의 경우 직경 1.4m크
기의 안테나만 설치하면 우리방송을 마음대로 볼수 있다.

무궁화위성은 해외각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동포를 하나로 묶는 "한민족공
동체형성의 주역"이기도 한것이다.

무궁화위성사업에 투입된 사업비는 모두 3천4백50억원으로 모두 한국통신
에서 조달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사상 단일프로젝트로는 최대규모의 사업이다.

위성체제작은 미국 록히드 마틴(구마틴 마리에타)사가 맡았고 발사체는 맥
도널 더글러스사,관제장비하드웨어는 영국 마트라 마르코니사가 각각 제작
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금 무궁화2호를 만들고 있다.

이날밤 우주에 올려진 무궁화위성과 1백% 동일하게 만들어진 예비위성 무
궁화2호는 오는 12월 이곳 케이프커내버럴기지에서 다시 발사될 예정이다.

< 케이프커내버럴(미플로리다주)=추창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