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광통신시대의 핵심기술인 광증폭기 EDFA(Erbium Doped Fiber
Amplifier)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돼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광소자연구실 최원하박사팀은 최근 EDFA는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핵심부품까지 국산화했다.

최박사팀은 국내처음으로 개발된 이차세대 광증폭기를 삼성전자를 통해
내년초 상용화 하기로 하고 양산기술확보등 사전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DFA는 기가bps(초당 10억 비트를 전송할수 있는 속도)급의
광전송시스템에서 필수적인 광증폭기이다.

"광신호는 갈수록 에너지가 줄어듭니다. 이때문에 중간에 에너지를
높여주는 광중계기가 필요하지요. 문제는 광신호의전송속도가 기가bps급
으로 올라가면 지금의 광중계기는 제역할을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광전송속도가 기가bps급으로 바뀌는 광통신기술의 대 전환점에 와있다고
밝힌 최박사는 기존의 광중계기를 대체할장치로 광증폭기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0년대초 영국의 사우스햄턴대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EDFA는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수 있는 차세대 광중계기술로 꼽히고 있다.

특히 무중계거리를 지금의 5배인 2백km로 크게 늘려 중계기 설치및
관리가 힘든지역의 광전송을 원활하게 할수 있도록한다.

이같은 우수성때문에 EDFA의 시장은 미국에서만도 올해부터 8년간
1백억달러에 이를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AT&T 노던텔레콤 피델리등 선진기업을 중심으로 이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도 이번 EDFA개발로 광통신분야의 선진대열에 동참하게됐다.

최박사는 서만수 곽경호 이승희등 광분야를 전공한 3명의 선임연구원을
이끌고 93년 3월 EDFA개발에 착수했다.

개발에 들어가야할지등을 검토한지1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광통신에 대한 이해가 적은 국내 상황에서 EDFA의 중요성을 입증시키는데
1년이라는 세월이 걸린것이다.

EDFA개발은 시스템과 부품 개발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스템을개발한후에도 고가인 부품을 국산화하지못할 경우 사업화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것이란 판단에서였다.

EDFA는 4개의 핵심부품으로 구성돼있다.

정보를 전달 하는 빛에 에너지를 더해줄 펌프LD(레이저다이오드),2개의
파장이 다른 빛을 한가닥의 광섬유로 보내주는 WDM(다중파장결합기),
특수광섬유,일반 광섬유로 광신호가옮겨질때 생기는 빛의 반사현상을
방지하는 광아이솔레이터등이 그것이다.

시스템과 부품을 동시에 개발하려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원마다 맡은 역할은 달랐지만 수시로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대조하는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했다.

특히 미크론(1미크론=1백만분의 1m)이하의 초정밀 가공기술이 요구되는
부품개발과정에서는 국내의 주변기술이 뒷받침 되지않아 애로가 컸다.

경험있는 인력을 구하기 힘든것도 큰장애였다.

국제회의에 나갈때마다 포스트닥(박사후연수)광고를 내기도 했다.

추가로 합류한 김성준 이창헌등 8명의 연구원중 유일한 외국인인
스웨덴의 조한 닐슨박사는 포스트닥으로 연구에 참여하게 된 케이스.

"우리나라는 광통신의 불모지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정보
부족의 애로가 컸습니다. 특히 눈에 보이지않는 빛을 다루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서선임연구원이 털어 놓는 또 다른 어려움들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애물들도 최박사팀의 연구열기에는 쉽게 허물어졌다.

높은 증폭효과와 낮은 잡음지수등 외제에 비해 기능이 손색없는 EDFA를
개발해낸 것이다.

연구팀은 EDFA의 상용화와 함께 이의 크기를 지금의 30분의 1로
줄이는등 "외제보다 앞선 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쓰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