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토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가스류를 공급하는 장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회사이름을 아토로 지었다.

아토(ATTO)는 100경분의 1을 의미하는 것으로 창업당시에는 진공도에서
최고수준이었다.

지금은 이보다 1천배가 높은 옥토급이 등장했다.

오순봉사장은 "반도체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수입해다 쓰던 생산장비들을
국산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창업동기를 소개했다.

오사장은 경남공고를 졸업하고 10년가까이 다니던 삼성전자를 그만두고
경성엔지니어링이란 회사로 옮겼다.

2년뒤인 지난91년 이 회사를 창업,반도체제조장비의 국산화를 시작했다.

대상품목은 소규모기업으로 도전이 가능한 가스자동공급장치를
우선 선택했다.

1년도 채안된 92년7월 가스자동공급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제조공정에서는 많은 특수가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스통에
들어있는 이들 가스를 적절한 압력으로 조절하고 인체에 해를 주지않도록
완전히 밀폐된 상태로 제조설비에 공급해야 합니다"

오사장은 여기에 사용되는 장비가 가스자동공급장치라고 소개했다.

가스 캐비넷이라고도 부르는 이장치는 고압의 독성가스를 안전하게
사용해 오염되지 않도록 해준다.

136kg/㎠의 고압에서도 가스가 초당 100분의 1 이상 새나가서는 안된다.

이것은 일년동안 겨우 0.0029cc만이 누출되는 수준이다.

오사장은 "개스캐비넷의 핵심기술인 배관구조설계와 제어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특히 AGMS(자동가스제어시스템)으로 이름붙인 제어소프웨어는 가스공급
장치의 각종정보를 취합해 컴퓨터에서 처리,작업자가 직접 생산현장을
컴퓨터화면으로 볼수 있도록돼있다.

국산장비개발업체가 국내 수요업체의 외면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적인 현상과 달리 아토엔지니어링은 비교적 쉽게 판로를 확보했다.

오사장은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선뜻 우리 가스 캐비넷을 사용해줬다"면서
이것이 회사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창업초기에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비교적 손쉽게 극복할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토엔지니어링은 현재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등 거의 모든
국내 반도체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개스캐비넷에서는 외국제품을 거의 몰아냈다"는게 오사장의 자랑이다.

수출에도 나섰다. 대만 HMC사와 38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맺고 지난해
4월 첫선적을 했다.

수출실적은 지난해 100만달러,올해는 일본과 미국시장에도 진출해
250만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장비를 진공으로 만들면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HGRS
(열가스재순환청소장치)를 개발했다.

이것은 반도체제조장비에 열을 가하면서 그안에 있는 습기 먼지 공기
등을 제거해 빠른 시간에 청소하고 높은 진공을 만들어내는 장비.

기존에 14시간 걸리던 작업을 단 2시간에 끝낼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미국 갤리소사와 기술제휴해 아토측이 제어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국내및 동남아시장은 한국측이 담당하도록 돼있다.

이회사는 현재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에서 이 제품에 대한 시험을 하고
있으며 내달초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화학증착장비등 신제품을 계속 개발,2000년대에는 세계톱10의 반도체
장비업체로 성장하겠다는게 목표입니다"

오사장은 올해 170억원정도로 예상되는 매출을 99년 1천억원,2005년에는
3,000억원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종업원도 현재 80명에서 300명 800명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위해 4억원인 자본금을 오는8월께 14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부설연구소도 만들어 최근 연구소동을 완성,본격적인 연구개발의
터전도 마련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성과급제도 우리사주조합을 결성,오사장의
경영철학은 "무위자연"으로 경영성과를 종업원에게 돌려주는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고급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우수인력이 중소기업
을 방문,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뀌 중소기업으로 올수있는 기회가 무척
아쉽습니다"

오사장이 밝힌 중소기업 경영의 가장 큰 애로이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