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희망자들의 입사원서제출과 기업들의 원서전형작업이 쌍방향방식의
컴퓨터작업으로 이뤄지는 ''취업정보 공동전산망''이 오는 10월말부터 도입
된다.

이에따라 구인과 구직을 위해 낭비돼 왔던 막대한 인력과 시간이 크게
절약되고 기업의 전형절차가 대폭 간소화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대면접촉"이란 원시적인 방법으로만 운용돼 왔던 채용방식도
획기적으로 개선돼 까다로운 입사절차에 따른 사회적 기회비용도 크게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편이나 인편으로만 주고받던 전통적인 입사원서제출방식을 뜯어고치기
시작한 곳은 취업정보전문기관인 리크루트.

리크루트는 오는 10월말께 대학과 고교졸업자 기업체등의 구인 구직에
관련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한 "리크루트넷"을 시험 가동하고 내년
1월부터 일반인의 이용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리크루트는 현재 4천개기업과 5만여명의 소개자료를 입력해 놓은 상태.

내년말까지 2만개기업의 채용정보와 대학 3,4학년생과 고교 2,3학년생까지
포함한 30여만명의 입사희망자카드를 추가 입력할 계획이다.

리크루트는 또 내년중 인터넷에 가입해 세계전역의 유학생 외국인 외국
기업들이 원하는 구인 구직에 관한 정보까지도 연결해줄 방침이다.

이 회사는 3년전부터 채용공고 정보를 제공해오던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나우콤전산망)등의 기존 전산망외에 삼성데이터시스템(SDS)과도 기술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리크루트는 이미 30개 대기업의 입사원서를 모두 수집해 각기 다른 양식을
통합한 표준 입사희망카드를 만들었다.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진과 소개서 이력사항등을 기재하는
종전의 원서작성 방식외에 몇가지를 추가로 기재해 리크루트에 제출하거나
전산망에 직접 입력시키면 된다.

예컨대 입사희망기업을 5개까지 쓸 수 있으며 일하고 싶어하는 업종과
근무지역, 구체적인 희망업무까지도 써넣을수 있다.

입사희망카드가 특정기업의 고유양식이 아니라 통합된 공통 입사원서이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증명사진을 수십장씩 준비해 여러 기업에 응시할때마다
일일이 붙여 회사를 방문하는데 들던 수월치 않은 푼돈들도 절약될 수 있게
됐다.

사진 한장으로 입사희망카드 하나만을 작성하면 수많은 기업들에 동시
다발적으로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에는 까다로운 서류전형절차를 컴퓨터를 통해 완료함으로써 원서
제작비등의 관련 경비를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풍부한 인적정보를 제공
받고 적절한 인재를 뽑을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기업들은 회사를 선전할 수 있는 사진이나 화보등을 담은 "구인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대학들도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3학년생들부터 졸업자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취업희망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취업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현재는 출신 대학이나 고교를 통해 단체로 가입토록 돼있으나 내년 1월
부터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입사희망카드를 작성해 취업공동전산망에 띄울
수도 있게 된다.

회선이용료는 수익자부담 원칙에 의해 사람을 뽑는 기업들이 전적으로
부담하게 된다.

이같은 컴퓨터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의 시원채용방식에도
커다란 변화일 전망이다.

우선 취업공동전산망이 연중무휴로 가동돼 종전처럼 "12월 첫째 일요일"
식으로 획일적인 입사시험을 치르던 풍속도가 사라질 것이다.

그대신 연중 수시채용이라는 새로운 채용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춘현 리크루트 기획정보실대리는 "입사희망카드는 입사희망기업 업종
직종별로 데이터베이스화돼 대기업 중견기업등의 공채와 특별전형때 1차
자료로 활용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크루트는 오는 2000년까지 30여억원을 투입해 취업공동전산망 가입자수를
늘리고 국제적인 취업정보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