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에서는 가전 정보통신 자동차 식음료 주류 의약품 생활용품
주방용품 패션상품 문화상품 스포츠및 레저 금융 기타등 14개부문별로 3개
이내에서 상품을 추천받아 빈도수가 많은 상품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10대 히트상품의 특징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거나
소비자들의 의견을 제품과 광고에 반영한 프로슈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 제품들이라는 점이다.

비락식혜와 컨디션은 전통음료시장과 숙취해소음료시장을 창출한 선두주자
로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다는 마케팅 원칙을 보여주고 있다.

컨디션이나 비락식혜이후 유사한 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여전히 소비자들
이 비락식혜와 컨디션을 먼저 꼽는것은 시장을 새로 개척했다는 메리트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단속냉장고와 넥스맥주는 소비자 위주의 마케팅전략이 주효,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단속냉장고의 경우 소비자들이 냉장고를 선택할때 냉기가 잘 빠져나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점에 착안했으며 넥스맥주는
"소비자들이 선택한 맥주"라는 것을 일관되게 부각시켜 왔다.

죽염치약 컨디션 에넥스부엌가구등은 시장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외에 신세대감각의 댄스그룹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가 신세대층뿐만
아니라 장년층에게까지 화제가 되며 히트상품으로 등장한점도 특징이다.

부문별 히트상품 추천상황을 분석해 보면 가전부문에서 LG전자의 카오스
세탁기, 삼성전자의 명품TV, 대우전자의 입체냉장고 탱크가 상위권에 포함
됐다.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애니콜과 매직스테이션이 두각을 나타내
관심을 끌고 있다.

자동차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와 기아자동차의 세피아, 식음료
에서는 롯데제과의 제크와 해태제과의 덴티큐, 가구부문에서는 에이스침대,
스포츠레저에서는 나이키의 에어조단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문화상품에서는 김건모의 3집음반 "잘못된 만남"이 룰라와 끝까지 박빙의
경쟁을 벌였으며 모토로라 호출기, 제일제당의 바르는 비트, LG화학의
이지업 화장품등도 추천을 많이 받은 상품들이다.

스포츠샌들과 머리띠로 사용하는 선글라스는 메이커와 관계없이 최신 유행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히트상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응답자들이 보여준 추천사유의 특징
은 제품의 성능이나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그 제품이 만들어내고 있는
이미지에 따라 추천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상품의 디자인이나 광고가 형성하는 이미지가 사회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지가 히트상품을 선정하는데 결정적인 요소로 부각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상품의 품질이 메이커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향상됐다
는 점을 반영하고 있는 반면 제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브랜드와 디자인,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참신한 광고 전략이 제품판촉의 핵심으로
등장했음도 반증한다.

또 우리의 전통과 소재를 살린 상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추세도
엿보인다.

비락식혜 죽염치약 신재형저축 컨디션 삼성문단속냉장고 애니콜 아반떼
등이 우리의 현실에 맞는 제품 컨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히트상품이 남달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요소가 무엇이었는지와
어떠한 마케팅전략이 주효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치열한 무한경쟁시대의
생존전략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