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실은 국적선이 북한에 입항하는데 이어 오는 9월에는 남북 첫 정기
직항로가 개설된다.

해운항만청은 22일 최근 방북한 (주)한국특수선의 박종규사장이 지난 18일
함경북도 선봉 비파초대소에서 북한의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강대규
해양무역대표와 부산-나진간 정기 컨테이너항로 개설을 합의했다고 발표
했다.

해항청은 북한이 이번 합의서에서 대외경제협력추진위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자인 나진항장이 서명한만큼 공식성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해항청은 한국특수선이 내주초 정기항로 개설을 위한 사업계획서
를 제출하는 대로 우리측 기항 항만인 부산지방해항청장의 명의로 승인할
계획이다.

이날 한국특수선의 박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한.중간의 교역물량
만을 취급한다는 조건으로 북측이 합의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이번 정기항로 개설을 위해 나진항에 컨테이너 하역을 위한
겐트리크리인의 설치와 지게차 준비를 요구해 왔으며 약5백만달러을 투자,
필요한 하역시설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특수선측은 선박투입 과정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나진을 잇는 남북 첫 정기항로에는 한국특수선과 중국 조선족 기업인
연변항운공사(회장 전용만)가 50대 50 합작으로 설립한 동용해운 소속의
연용4호(1천6백t급)가 투입돼 월 2.5회 왕복(편도 5항차) 운항하게 된다.

박사장은 처음에는 제3국적선인 연룡4호를 투입하지만 빠른 시일내 태극기
를 단 국적선을 운항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간 남북 정기항로 개설을 위한 민간차원의 시도가 있을때마다
공식성을 인정받기 위해 북측 당국의 보장을 요구해 왔었다.

백옥인해운국장은 남북 정기항로 개설에 대해 <>북한의 경제특구인 나진.
선봉지역의 개방을 촉진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과 <>항로 운영의
호혜주의에 따라 북한 선박의 국내항 취항도 실현될 것이라는데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남북간에는 지난 93년부터 해상을 통한 물자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으나
모두가 제3국적선을 이용한 부정기 항로였다.

한편 이번 항로 개설을 추진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주)동북훼리등
이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속초-나진간의 남북 카페리항로도 연내 개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