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상반기가결산을 앞두고 1조원을 웃도는 주식투자손실분을
메울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상당수 은행이 상반기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21일 현재까지 국민은행을 포함한 15개
시중은행의 주식평가손은 총1조여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 한일 조흥은행등은 이미 주식평가손이 각각 1천억원을 넘어섰으며
상업 서울 외환 신한은행등도 각각 1천억원대에 육박했다.

또 동남 하나 보람등 후발은행들도 은행당 5백억원안팎의 주식평가손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상반기가결산때 주식평가손의 1백%만큼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해 대손충당금비율이 낮춰지지 않을 경우 신한은행을 제외한
14개 은행이 업무이익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은행감독원에 주식평가손에 대한 충당금비율을
20~30%로 낮춰달라고 요청했으나 은감원에선 50%로 낮춰주는 방안만을
검토하고 있다.

한 은행관계자는 "대형은행의 경우 상반기 경상이익이 1천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만약 주식평가손에 대한 충당금비율이
낮춰지지 않으면 무더기로 적자를 내 대외신인도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대규모 주식평가손을 낸것은 지난해 업무이익의 절반
가량을 주식매매익으로 낸데 고무돼 무분별하게 주식투자를 해온데 따른
것이다.

주식평가손이란 보유주식의 현재 싯가와 매입가의 차이를 말한다.

한편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은 주식평가손외에 80년대중반 산업합리화
자금일부가 부실여신으로 편입돼 이 만큼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해 상반기실적이 극히 부진할 전망이다.

산업합리화여신중에서 부실여신으로 편입된 자금은 제일은행이 1천5백
억여원,조흥은행이 1천억여원이다.

두 은행은 이에따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각각 50%씩 대손충당금을
쌓게 해달라고 은감원에 요청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