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회장의 막내처남인 김기병 롯데관광회장이 재계의 신진
실력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틀 롯데그룹 총수"로 불리기도 하는 김회장의 실력은 건설과 금융업종
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롯데관광의 계열사인 태흥건설은 최근 서울 태평로 2가에 30층짜리
유진빌딩을 짓기 시작했다.

태흥은 지난해 동산토건으로부터 호텔용도였던 이 건물의 공사권을 사들여
사무실용으로 재설계했다.

이 빌딩이 완공되면 이웃한 프레스센터(20층)를 능가하게되며 을지로
입구의 롯데호텔과 함께 새로운 도심의 명소로 등장하는 셈.

태흥은 또 회현동 상업은행본점뒤와 삼각동 조흥은행본점뒤의 재개발부지
도 확보해 놓았다.

김회장의 "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리스의 대주주로 포진해 금융업진출의 발판도 다져놓았다.

현재 기업리스의 지분은 9.31%(태흥건설명의).

기업은행 한신증권에 이어 제3위에 올라있다.

기업리스가 추진중인 상장이 실현되고 민영화될 경우 적잖은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물론 경영참여나 M&A(기업합병 인수)까지도 가능하다.

현재 롯데관광이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는 태흥건설을 비롯해 동화면세점
유진관광 새한종합무역관리 동화투자개발 동화주류 롯데관광개발등 7개.

이중 동화면세점은 신정희씨(신회장의 막내여동생)가 사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관악구의 미림여고 미림전산고등이 소속된 삼문학원도 롯데관광
계열이다.

롯데관광은 지난 91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그러나 어느새 "비계열기업"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성장가도를 쾌속
질주하고 있다.

김기형 전과학기술처장관의 동생이자 상공부 기업지도국장등을 지낸
관료가문출신의 김기병회장이 이제는 "롯데가의 떠오르는 별"로의 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그의 새로운 도전에 재계와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