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나오는 타이어에는 바코드(Bar Code)가 새겨진다.

백화점이나 수퍼마켓 계산대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물류관리기법의
하나가 바코드시스템이다.

전자빔에 살짝 비춰 제품의 가격도 알아낸다.

바코드는 제조일자도 읽어준다.

갖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이런 바코드가 타이어에도 새겨진다.

이 공장에서는 타이어 바코드준비작업이 한창이다.

매 공정마다 생산되는 부분품들에 스티커가 붙여진다.

스티커에는 작업자 시간 라인등이 기록돼있다.

고유넘버도 들어있다.

부품박스에는 종이바코드가 꽂혀진다.

이걸 한번 보면 부품의 용도와 생산자를 금방 알아낼 수 있다.

이 공장에서 쏟아지는 타이어는 하루에 6만2천5백개.

그날 그날 쏟아지는 완제품의 물량도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엄청난 것은
타이어 하나에 들어가는 부분품들.

우선 타이어속에 들어가는 생고무가 있다.

나일론보강재가 있는가하면 철선으로 감아 내구성을 강화하는 스틸코드도
있다.

겹겹이 감고 쌓아야 하는 부분품들이 타이어 하나에 30개나 된다.

그래서 이 회사의 바코드타이어는 이들 부분품들을 들여와서 압축을
가하고(압연) 자르고(재단) 조립하고(성형) 열에 찌며(가류) X-레이기로
투시하고(검사) 창고에 넣을(입고)때가지의 전공정마다에 고유기호인 바코드
를 새겨 만드는 것으로 돼있다.

그렇다면 타이어부분품 바코드시스템은 왜 도입됐나.

"타이어의 생명은 균질성(uniformity)이라 할 수 있다. 강선 중량 치수,
이 가운데 어느 한가지라도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규격이 맞지 않는다면
타이어는 사람과 물건을 싣고 달릴 수 없다. 불량타이어는 공장도 망하게
하고 인명도 앗아갈 수 있다. 타이어의 균질성을 확보키 위해 고안해낸 것이
바코드타이어다"(송덕수 관리부장)

그러니까 바코드시스템은 "불량제품의 원천추방"을 뜻한다.

바코드시스템이 부분적으로 시행되면서 실제로 불량제품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예컨대 이 공장은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완제품불량률이 0.61%였으나
최근에는 0.57%로 낮아졌다.

5개월 남짓새 0.04%포인트가 개선된 것이다.

자동차 5사에 완제품을 납품할때 마지막 단계로 실시하는 타이어균질성
검사의 합격률도 높아졌다.

지난해 98.9%에서 최근 99.2%선까지 올라갔다.

금년말 목표치 99.5%도 무난하리라는게 공장측의 설명이다.

이 공장은 바코드시스템도입으로 부수적인 "전과"도 올리고 있다.

각 작업과정에서 담당작업자들의 손길이 언제 어떻게 거쳐갔는가를 즉시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말하자면 "품질실명제"가 저절로 시행된 셈이다.

이 실명제는 또 "마이머신(내 기계)안전제도"로 발전했다.

근로자들로 하여금 손때 묻은 기계를 관리하면서 다음 라인으로 넘기는
자신의 제품에 이름과 작업일시등을 떳떳이 표기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가 이렇다보니 한국타이어는 이 타이어 바코드시스템을 전사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6월께 가동될 예정인 금산공장에서는 전공정에 도입할 예정이다.

완제품에까지 바코드를 새겨넣는다는 계획이다.

본인의 명예가 증명사진처럼 바코드에 수록돼 온 세상을 달리도록
하겠다는 것.

이게 바로 타이어의 흠을 찾아 그 씨앗을 없애는 한국타이어 "바코드
타이어"생산혁명이다.

<대전=심상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