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산혁명] (3)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 '바코드' 도입
백화점이나 수퍼마켓 계산대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물류관리기법의
하나가 바코드시스템이다.
전자빔에 살짝 비춰 제품의 가격도 알아낸다.
바코드는 제조일자도 읽어준다.
갖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이런 바코드가 타이어에도 새겨진다.
이 공장에서는 타이어 바코드준비작업이 한창이다.
매 공정마다 생산되는 부분품들에 스티커가 붙여진다.
스티커에는 작업자 시간 라인등이 기록돼있다.
고유넘버도 들어있다.
부품박스에는 종이바코드가 꽂혀진다.
이걸 한번 보면 부품의 용도와 생산자를 금방 알아낼 수 있다.
이 공장에서 쏟아지는 타이어는 하루에 6만2천5백개.
그날 그날 쏟아지는 완제품의 물량도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엄청난 것은
타이어 하나에 들어가는 부분품들.
우선 타이어속에 들어가는 생고무가 있다.
나일론보강재가 있는가하면 철선으로 감아 내구성을 강화하는 스틸코드도
있다.
겹겹이 감고 쌓아야 하는 부분품들이 타이어 하나에 30개나 된다.
그래서 이 회사의 바코드타이어는 이들 부분품들을 들여와서 압축을
가하고(압연) 자르고(재단) 조립하고(성형) 열에 찌며(가류) X-레이기로
투시하고(검사) 창고에 넣을(입고)때가지의 전공정마다에 고유기호인 바코드
를 새겨 만드는 것으로 돼있다.
그렇다면 타이어부분품 바코드시스템은 왜 도입됐나.
"타이어의 생명은 균질성(uniformity)이라 할 수 있다. 강선 중량 치수,
이 가운데 어느 한가지라도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규격이 맞지 않는다면
타이어는 사람과 물건을 싣고 달릴 수 없다. 불량타이어는 공장도 망하게
하고 인명도 앗아갈 수 있다. 타이어의 균질성을 확보키 위해 고안해낸 것이
바코드타이어다"(송덕수 관리부장)
그러니까 바코드시스템은 "불량제품의 원천추방"을 뜻한다.
바코드시스템이 부분적으로 시행되면서 실제로 불량제품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예컨대 이 공장은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완제품불량률이 0.61%였으나
최근에는 0.57%로 낮아졌다.
5개월 남짓새 0.04%포인트가 개선된 것이다.
자동차 5사에 완제품을 납품할때 마지막 단계로 실시하는 타이어균질성
검사의 합격률도 높아졌다.
지난해 98.9%에서 최근 99.2%선까지 올라갔다.
금년말 목표치 99.5%도 무난하리라는게 공장측의 설명이다.
이 공장은 바코드시스템도입으로 부수적인 "전과"도 올리고 있다.
각 작업과정에서 담당작업자들의 손길이 언제 어떻게 거쳐갔는가를 즉시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말하자면 "품질실명제"가 저절로 시행된 셈이다.
이 실명제는 또 "마이머신(내 기계)안전제도"로 발전했다.
근로자들로 하여금 손때 묻은 기계를 관리하면서 다음 라인으로 넘기는
자신의 제품에 이름과 작업일시등을 떳떳이 표기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가 이렇다보니 한국타이어는 이 타이어 바코드시스템을 전사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6월께 가동될 예정인 금산공장에서는 전공정에 도입할 예정이다.
완제품에까지 바코드를 새겨넣는다는 계획이다.
본인의 명예가 증명사진처럼 바코드에 수록돼 온 세상을 달리도록
하겠다는 것.
이게 바로 타이어의 흠을 찾아 그 씨앗을 없애는 한국타이어 "바코드
타이어"생산혁명이다.
<대전=심상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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