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보험산업의 역사도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선 일천한 편이다.

가장 오래된 생보사인 대한생명이 내년에 창립 50년을 맞으니 고작
반세기남짓이다.

그러나 국내보험업계에도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게
있다.

바로 교육보험상품이다.

요즘은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각기업에선 자녀학자금까지 지원하는등
세상이 빠뀐 탓인지 교육보험에 대한 인기가 다소 떨어졌으나 80년말까진
국내생보시장의 주된 상품이었다.

교보생명이 총자산 12조원을 보유한 대형생보사로 발돋움한 원천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교육보험을 만든 주인공은 지금의 교보생명(구대한교육보험)을 설립한
대산 신용호씨.

17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그는 젊은 시절을 만주에서 보내고 해방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와 전국 도시와 농촌지역등을 돌며 자신이 할일을
찾았다.

그결과 굶주림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이 국민적인 한으로 도도히
흐르고 있음을 알았다.

또 신생조국의 경제재건을 위해서 무엇보다 민족자본을 키우고 형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깨달게 됐다.

이 두가지 숙제를 풀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한 신씨는 교육보험사업에
착안, 58년 대한교육보험을 세우기에 이른다.

보험업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세계보험대상까지 받게 되는 계기가
된 교육보험은 당시 국내사회.경제여건이라는 시대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볼수 있다.

교육보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그는 1954년과 55년 교육현장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당시 전국의 각급 학교는 6,090개,학급수는 6만2,200여개였으며 학생은
320만명에 달했다.

또 매년 30만~50만명의 교육인구가 증가했다.

결국 1개 학급에 학생 1명만 학자금을 위한 교육보험에 가입한다해도
연 7만건에 가까운 보험계약이 확보돼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국내교육보험상품의 효시는 진학보험.자녀의 대학진학자금 마련에
포커스를 맞춘 이상품은 100만원짜리에 가입하면 대학입학시 16만7,000원,
재학중 일곱차례에 걸쳐 11만9,000원을 지급하되 단 재학중 휴학이나
유급을 하거나 군에 입대하면 그기간동안 보험료를 내지 않도록 개발,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학자금을 당초 8회에 거쳐 분할 지급하기로 한 것을 입학시
전액 지급하는등 몇가지를 보완,교보생명 출범과 함께 내놓았다.

초창기 대학자금 위주의 교육보험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보장성
상품성격이 강화되면서 자녀의 대학원 해외유학자금을 보장하고 유치원
이나 각종 학원비등도 지급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 또한 요즘 사회
경제적인 여건에 따른 자연스런 추세라고도 할수 있다.

학자금을 보장하는 세계최초의 보험상품인 교육보험이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중국등 자녀교육열이 높은 유교권국가로 진출하는 방안이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