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세계 일류업체라도 모든 분야에서 제일일수는 없다.

인체의약부문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화이자이지만 거기에도 약한
구석이 있다.

동물의약사업에선 미머크사나 영국 스미스클라인비첨사에 뒤진다.

특히 머크사에는 한참 뒤져 있다 (머크의 세계 동물의약시장점유율은 10%,
화이자는 5%).

화이자는 이 약한 면을 보완하기위해 경쟁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을 썼다.

리처드 도브 홍보담당부사장은 "규모의 경제도 세계화전략중 중요한 한
부분이며 이를 위해 영국제약업체 스미스클라인 비첨(SB)사의 동물의약
사업부문을 인수했다"고 소개한다.

화이자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제약업계에서 우위를 확실하게
굳히기 위해 지난 1월19일 이 영국업체의 동물의약사업부문을 14억5,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화이자는 SB의 동물의약사업부문 인수로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시장에서
확고한 발판을 갖출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화이자는 미주대륙과 아시아지역에서는 강했으나 이들 지역
에서는 약했다.

SB는 거꾸로였다.

또 소 돼지 닭등 일반가축용 항생제와 구충제에서는 강했지만 애완동물용
약품과 백신분야에서는 매우 약했다.

SB는 반대였다.

상대방의 강점을 취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무한경쟁시대에 생존
해 나갈수 있는 좋은 방법중 하나라고 도브 홍보담당부사장은 역설한다.

화이자는 SB의 동물의약부문을 품안에 안음으로써 일약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넘볼수 있게 됐다.

작년 SB 동물의약부문과 자사의 이 부문을 합친 매출액은 약 13억달러.

지난해 세계 동물의약 시장규모가 대략 10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이 13%에 이른다.

1위인 머크를 충분히 제칠수 있는 점유율이다.

도브 부사장은 SB의 동물의약부문을 인수한 타이밍도 아주 절묘했다고
흐뭇해 한다.

화이자는 올해 이 부문에서 3개의 신약을 내놓을 계획으로 있다.

제약업계가 한해에 한꺼번에 3개씩이나 신제품을 내놓는 일은 무척 드문
일이다.

이 드문 경우에 SB동물의약부문을 인수함으로써 취약했던 유럽지역에서도
신약들을 많이 팔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