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리우 베베토등과 함께 94월드컵을 브라질의 품에 안겨준 세계적인
축구스타 브랑코가 이제 현대자동차 마크를 가슴에 달고 그라운드에
선다.

브랑코는 브라질 1부리그 후루미넨시팀 소속.현재 랭킹 5위의 팀이다.

현대자동차는 3일 후루미넨시와 "현대자동자"라는 호사명과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전용경기장에 현대의 광고판을 고정설치한다는
조건아래 일정액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3년.1차연도에 1백44만달러를 지원하고 호응도를 봐가며
지원금액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해외의 유명스포츠팀에게 지원금을 주고 대신 유니폼등에 지원회사의
로고를 새겨넣게하는 식의 국제스포츠마케팅이 늘고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팀이나 선수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기업의
이름을 알려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이다.

이같은 해외PR전략을 펴고있는 업체는 현대 뿐만이 아니다.

삼성 LG 코오롱등도 이미 유사한 방식의 국제스포츠마케팅에 벌이고있거나
추진중이다.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프로축국팀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입증하듯
타킷은 대부분 유망시장으로 손꼽히는 지역의 인기 스포츠팀.현대는
브라질이 미국에 이어 제2의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하고있다는 점을
감안해 후루미넨시를 지원대상으로 결정했다.

축구가 현지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포로선수가 현대의
로고를 달고뛰면 자연스럽게 현대라는 이름이 소비자들의 머리에
각인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는 또 후루미넨시는 해외원정이 많은 팀이어서 전세계에 현대를
알리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수잇다고 덧붙였다.

현대는 이에앞서 중국 프로1부 축구팀인 연변조선족팀에게 연간
4억원의 구단운영비를 지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시장개척을 노린 포석인데 이 팀은 아예 이름을
"현대기차(자동차)대"로 바꾸었다.

현대는 이외에도 유럽시장 진출에 맞춰 세계축국를 리드하며 현지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한팀을 골라 비슷한
조건의 후원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전략도 마찬가지.삼성은 현재 칠레의 프로축구팀인
카롤리카와 아르헨티나의 발레스를 지원하고있다.

남미시장을 미래시장으로 보고 이미지를 굳혀 놓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은 EU의 우회진출거점인 동구권에서도 이같은 스포츠마케팅을
벌이고있다.

러시아의 프로 아이스하키팀인 디나모팀에 매년 1억6천만원씩을
지원하는게 그 예다.

디나모를 잡은 것은 아이스하키가 동구권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가운데
하나이기 때문.헝가리에서는 축구팀 이름에 "삼성"을 포함시켰다.

스포츠팀을 지원하는 방법외에 경기대회 자체를 스폰서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는 매년 세계 요트선수권대회를 지원한다.

대회이름도 "현대배"라고 명기된다.

유러카드 오픈 테니스대회도 매년 4억4천만달러를 들여 지원한다.

보리스 베커등이 이 대회 출신이다.

삼성도 헝가리 실내육상대회를 비롯해 세계각국에서 펼쳐지는 태권도대회등
을 지원한다.

89년부터 시작된 FEI삼성국제승마대회는 이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LG그룹도 70만달러를 들여 호주 웨스턴 서버브 럭비리그를 지원하고
있고 이달 열리는 ABC농구대회에도 15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바뀐 그룹의 CI를 확실히 고지시킨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코오롱그룹도 2년마다 열리는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 코카콜라 나이키
아디다스등과 함께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