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자체적인 완제품생산공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각국에 하청
공장을 두고 지역실정에 맞는 제품을 생산합니다"

닐 로리센부사장은 나이키가 지역별 분업으로 세계스포츠화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본사는 기본적인 연구개발과 제품디자인만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신발과 각종 스포츠의류를 만드는 일은 세계각국에 있는 현지
공장들의 몫이다.

연간 약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나이키이지만 회사소유공장은
미국에만 있다.

미국공장은 높은 기술이 요구되는 에어백만 생산한다.

에어백은 나이키의 모든 신발에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는 첨단제품이다.

신발완제품이나 체육복 모자등 다른 제품은 전혀 생산하지 않는다.

신발완제품과 다른 스포츠의류는 해외에 있는 공장에서 모두 만들어져
현지시장에서 판매되기도 하고 다시 다른 나라로 수출된다.

해외에서의 제품생산은 해외협력회사들과의 하청계약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때 본사의 스태프가 해외공장에 상주, 제품의 질을 감시.감독한다.

나이키의 지역별 분업체제는 아메리카지역과 아시아태평양지역, 그리고
유럽지역으로 나눠져 있다.

각지역에 있는 나이키현지법인들은 미국본사와 네덜란드 홍콩에 있는 지역
본부가 설정한 방향에 맞춰 제품개발에서부터 마케팅전략을 수립한다.

현지법인 사장들은 본사와 지역본부에서 내려온 지침을 토대로 각국 사정에
맞는 신발을 디자인하고 생산.판매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한국에서는 스키복생산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져 한국내에서만 판매되고
호주에서는 크리켓용 신발이 현지법인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생산돼
호주에서만 판매된다.

본사와 지역본부는 기본적인 방향과 제품의 골격을 설정해 주기만 할
뿐이다.

많은 기업들이 그렇듯이 나이키도 로컬화를 지역별 분업의 핵심전략으로
쓰고 있다.

나이키는 20여년전부터 지역별 분업체제를 실시했다.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자들인 퓨마나 아디다스등을 누르기 위해서였다.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한국 대만 태국등 아시아국가들에 생산기지를 설치,
원가절감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지역의 저렴한 인건비와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게 주효했다.

이처럼 지역별로 에어백만을 전문적으로 생산공급하거나 완제품을 생산,
현지에만 판매하면서 다른 제품도 생산, 해외로 수출하는 지역별 분업체제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나이키의 기본 전략이다.

로리센부사장은 나이키의 이같은 전략을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이라고 정의했다.

나이키는 지역분업체제를 통한 세계시장확대를 위해 필립 나이트회장을
팀장으로 5인의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팀을 가동중이다.

이 팀은 3개월마다 만나 세계화와 관련한 조직개편을 논의한다.

또 특정국가나 지역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검토하거나 수립하는 일을
한다고 더스티 키드 아.태지역 홍보담당이사는 소개한다.

지역별 분업체제속에서 나이키는 좀 색다른 신제품개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나이키는 먼저 신제품의 출시목표시기를 정한다.

그다음 1년6개월전부터 제품개발에 들어가 먼저 첫 6개월동안은 소비자와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모은다.

그리고 출시목표시기 1년을 앞두고 제품을 최종결정, 생산라인을 돌린다.

철저한 품질테스트와 디자인을 검토한후 본격적인 생산과 출하에 나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는 가장 최근의 사례는 농구용 셔츠.

올해 미프로농구의 영웅 마이클 조단이 코트에 다시 컴백하면서 전에 쓰던
23번의 백넘버를 45번으로 바꾸었다.

이에따라 백넘버 45번셔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렇지만 생산및 품질관리원칙이 엄격히 지켜져 아직 수요에 충분히 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수요(시장)가 생겼다고해서 무턱대고 이것을 따라
가지 않는다. 스포츠화및 의류 전문메이커로서의 권위와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품질관리를 거친후에야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나이키의
전통이다"(스티브 밀러 스포츠마케팅담당이사)

철저한 계획과 품질관리를 반드시 거친다음에야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나이키는 국제시장에서 스포츠화와 스포츠웨어의 최고메이커
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고 밀러이사는 말한다.

최고메이커로서 나이키는 광고에서도 최고를 추구한다.

각 스포츠종목의 최고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 세계일류선수들이 신거나
입고 있는 것이 나이키제품임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엘리트선수들을 통해 나이키를 일반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서다.

나이키의 성장과정에서 스포츠스타들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70년대후반 테니스스타 존 매켄로는 나이키의 첫 계약선수였다.

이후 마라토너인 살라자르,농구스타 마이클 조단으로 나이키의 스포츠스타
를 이용한 마케팅전략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스타를 이용한 광고는 소극적인 마케팅이다.

역동성과 적극성이 스포츠의 생명임을 알고 있는 나이키가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만족할리는 없다.

그래서 직접 스포츠시장을 확대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마켓팅전략도 구사
한다.

세계 모든 사람들의 생활양식변화를 유도, 스포츠화및 의류의 판매신장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위해 나이키는 세계적으로 통일된 광고구호를 쓴다.

"당장 행동으로 옮기십시오(Just Do It)"

이 캐치프레이즈는 자신의 체력상태를 항상 쾌적하게 유지하려는 사람들
에게 지금 망설이지 말고 행동에 옮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빌
자이츠 국제광고책임자는 설명한다.

나이키는 이때 적당한 스포츠화와 의류를 제공, 사람들의 행동을 돕겠다는
의미를 광고에 담고 있다.

마케팅중 판매분야에서는 선주문(Futures Order)이라는 특이한 방식을 쓰고
있다.

로리슨부사장은 이 방식이 나이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
한다.

나이키고유의 재고조정시스템인 퓨처스오더는 소매점들로 하여금 판매
예상량의 80%까지 시즌개시 6~8개월전에 미리 주문하도록 하는 방식.

이를 통해 나이키는 생산계획을 수요에 맞춰 조절할수 있어 재고비용을
감소시키고 있다.

이때 나이키는 제때 정확한 시간에 물건을 공급해주면서 10%까지의 가격
할인혜택도 준다.

지역별분업과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무기로 나이키는 현재 30%에 이르고
있는 해외매출비중을 2년후에는 50%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꿔
나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