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이형구 전노동부장관등 전직임직원들의 대출비리에 따른 충격
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폭적인 경영쇄신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30일 "6월 한달을 "새마음 다짐의 달"로 정해 전임원이 조기출
근하고 부점별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고 행내
분위기를 일신시키기 위하여 대대적인 경영쇄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대출부조리의 근원으로 지적된 대출결재권한의 집중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일정규모이상의 대출에 대해서는 부총재보(이사급)들로 구성된 "여신
실수요자선정위원회"를 설치해 사전심사토록 한다.

또 대출심사시 9개분야 30여개항목의 심사체크리스트를 전산화,여신관련
부정개입의 여지를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인사측면에서는 자회사사장임명을 계기로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실시하고,
직급에 상관없이 능력있는 인사를 발탁하는등 능력주의에 입각한 인사혁신
을 가속화해 조직분위기를 쇄신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또한 영업중심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종합적인 이익관리체제
에서 영업점포별 이익관리체제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42개 영업점포에 영업이익계획서를 제출토록 하고 영업부점별로
목표이익을 부여하게된다.

영업점포의 권한강화에 맞추어 수시로 사정반을 가동하고 내외 여론조사등
경영정보수집강화를 통한 대출관련 동향파악도 철저해진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혁신으로 "개발금융시대의 특혜성금융기관"이라는 인식
을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금융관계자들은 이같은 제도적인 변화와 함께 직원들의 근본적인 의식개혁
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은행노조가 지적한 것처럼 정시출퇴근운동조차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상
황이라면 제도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비리의 요인으로 인식되던 심사부를 폐지하는등 변신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래기업등 일반의 인식이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
도 산업은행의 고민거리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