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때 현지에 남아라"

상사맨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말이다.

전쟁발발 국가에 체류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한다.

현지 정부당국자와 기업인들에게 자신의 "프로의식"을 보여주면 종전후
시장개척이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사맨들을 이란.이라크전쟁때나 파나마폭동사태 유고내전 앙골라
전투때 현지사무실을 지켰다.

서울 본사의 철수지시를 듣지 않은 사람들이다.

엄밀히 말해 "항명"도 마다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사로서도 고비만 넘기면 수출길이 휑하니 뚫린다며 남은 주재원
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지난 82~83년 이란.이라크전쟁때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지사를 유지한
(주)대우는 전쟁이 끝나자마자 이란 국영선박회사로 부터 벌크선 20척을
포함해 3억3,000만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했다.

시가지복구작업과 건설공사를 도맡아 수주한 것은 물론이다.

어려운 위기상황에서 버티면 이는 곧 실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상사맨들
의 신념이다.

부모형제와 처자식은 이를 싫어하겠지만..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