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은행 좀 오세요"

뉴질랜드 교민회에서 한국계은행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이민자와 관광객 유학생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나 한국계은행이
하나도 없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는 탓이다.

뉴질랜드의 한국인들이 거의 대부분 살고 있는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지
오클랜드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김종식대한무역공사 오클랜드 무역관장은 "오클랜드에 있는 은행마다
한국인을 3~5명씩 채용해야 할 정도로 이곳에서 한국인들의 경제적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1~2개의 한국계은행이 들어온다면 상당한
성과를 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질랜드에 은행을 개설한 국가는 호주 일본 홍콩 미국 프랑스등
5개국이다.

대한무역공사 오클랜드 무역관에서는 조만간 한국정부에 은행유치에
관한 정식 건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뉴질랜드로의 이민은 지난 92년이후 급증해 현재 이민인구는 약
1만5,000명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가구당 미화 20만달러이상을 은행에 예치해 놓고
있으며 이 금액만도 적어도 7억5,000만달러에 달하는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지난해 6만6,000명이었던 한국인 관광객이 올해는 50%이상 늘어나
10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등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다.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계 식당 모텔
여행사 기념품점등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1인당 500달러정도만 쓰고간다해도 이들 한국계 상가들의
연간 매출은 5,000만달러에 이른다.

게다가 최근들어 유학생 학비와 생활비송금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오클랜드 러센법률사무소의 최유택 컨설턴트는 "한국과 뉴질랜드의
교역량이 크게늘고 이민자가 많아져 시장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며
"먼저 진출하는 은행이 상당한 우위를 보일것"이라고 강조한다.

뉴질랜드는 은행 개설절차가 간단해 한국계 은행들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들어올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환 반출입이 완전 자유화되어 있고 외국계은행에 대해 아무런
영업규제조항도 없다.

인건비와 지점운영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최근 뉴질랜드의
은행들이 5개나 합병하는등 금융산업이 재편되는 단계에 있다는
점도 신규진출은행들엔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뉴질랜드 은행들은 돈 세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등 업무처리가
비효율적이고 서비스가 낙후되어 있어 홍콩상하이은행이 상당히 양호한
영업성과를보이고 있을 정도다.

임영철 뉴질랜드 한인교민회장은 "한국계 은행이 진출하면 교민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은행장사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클랜드(뉴질랜드)=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