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이 사건현장등의 뉴스전달및 중계수단으로 기존매체에 전혀 뒤지지
않는 속보성을 발휘하면서 새로운 "제3의 매체"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PC통신의 하이텔가입자들은 28일 아침7시50분에 발생한 "대구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사건"소식을 곧바로 전국가입자들에게 전한 것을 비롯
현장의 모습을 하루종일 생생히 중계,PC통신이 새로운 속보매체임을
증명했다.

이는 올해초 일본에서 발생됐던 고베대지진당시 인터넷을 통해 지진
속보가 전세계에 전파된 것을 연상시키고 있다.

하이텔에 대구지하철사건뉴스가 처음 올려진 것은 사건이 생긴지
47분뒤인 오전8시37분.장혜진씨(하이텔ID-SN1993J)가 하이텔 큰마을
게시판에 "대구지하철 공사장에서 가스폭발 사고가 있었다"고 1보를
전했다.

이 시간은 국내 TV방송이 자막을 통해 사건발생뉴스를 내보낸 것과
거의 비슷하고 8시21분에 보도한 라디오뉴스에도 뒤지지 않는다.

4분쯤뒤인 8시41분 사고장소 100m앞에서 사건을 목격했다는 노병철씨
(rhbc)가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인근 아파트와 상가가 무참히 부서졌다.
아마 수십명의 사상자가 생길 것같다"고 속보를 전했다.

한국PC통신은 이날 2~3분간격으로 가스폭발사고소식이 하이텔게시판에
올려져 8시간이 지난이후 게시물이 500건을 넘어섰으며 28일 하룻동안만
주장과 의견개진등을 포함해 사건관련소식이 1,00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사건발생 하루뒤에도 이같은 현상은 계속됐다고 한국PC통신측은 말했다.

PC통신이 이처럼 뉴스속보매체의 역할을 처음 수행한 것은 92년
10월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휴거론으로 떠들썩했던 "다미선교회"의 집회현장 분위기를 한
하이텔가입자가 0시를 넘어 생중계하면서부터이다.

하이텔가입자들은 이날밤 혼란했던 다미선교회의 모습을 PC를 통해
생생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한국PC통신은 92년 10월30일 중국에서 열린 "정보통신전시회"의 모습을
현지에서 파견직원을 통해 생생히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PC통신이 신속한 뉴스매체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것은 가입자가 전국에 깔려있어 사건 현장에 누구보다 먼저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풀뿌리통신망"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수 있는 것이다.

많은 소식들이 전문적인 취재와 기사요건등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현장성과 속보성만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PC통신관계자들의 평가이다.

지방이나 취재진의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은 앞으로
PC통신이 "특종보도"를 할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 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