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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건수 기자 - 이지평 LG경제연 책임연구원 >>>

일본흥업은행(IBJ)은 전세계에 걸쳐 대규모 장기금융업무에 뛰어난 경쟁력
을 보유한 은행으로 손꼽히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스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 이같은 특징을
잘 보여주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고이케 이사무상무는 "일본흥업은행은 지난94년 프로젝트파이낸스 실적에서
세계1위를 기록했다"고 자랑했다.

조사본부장겸 해외본부장인 고이케상무는 장기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전통과 적극적인 아시아진출전략이 결합돼 이같은 성과를 거둘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기금융분야의 능력은 이은행의 탄생배경을 살펴보면 금방 알수 있다.

흥업은행은 명치유신이후 일본의 근대공업 발흥기에 산업계의 왕성한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1900년(명치33년) 공표된 일본흥업은행법에 따라 2년뒤 "국민국가은행"으로
출범했다.

장기자금의 융자, 외자도입, 증권시장육성등의 역할을 맡았다.

프로젝트분야 1위 고이케상무는 "장기금융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초
로 해외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세계화전략의 기본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서 산업화와 사회간접자본(SOC)건설등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장기적으로 공급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업은행의 막대한 자금력과 기간산업 건설및 SOC관련 투자가 활발한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급증하는 장기금융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이다.

중국에서는 발해만 석유개발(총투자액 18억달러), 광동성의 사각발전소
건설(20억달러), 상해 에틸렌플랜트건설 프로젝트(3,900억엔)등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천연가스생산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등에도 참여했다.

아시아지역에서 산업건설을 지원하는 장기금융기관으로서 성공한 것은
이런 강점을 활용하면서 적극적인 현지화를 추진한 결과이다.

은행등 금융기관들이 세계화전략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현지정부의 규제이다.

흥업은행은 적극적인 현지화전략으로 이를 극복해 나갔다.

와타나베 타이조 국제업무부과장은 "아시아지역국가의 경우 특히 현지통화
를 활용한 은행 업무에 대한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화융자는 현지 지점을 통해 수행하는 한편 현지통화 융자는 리스회사등을
설립해 우회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일단 고객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현지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면서 현지 금융기관과의 우호적 관계구축에 주력한다.

이는 현지정부의 규제가 점차 완화될 때 우선적으로 사업권을 획득하는데
도움이 된다.

와타나베과장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리스회사를 통해 현지금융 서비스를
실시하다가 규제완화가 이뤄진 89년 85%를 출자해 합작은행 설립에 성공
했다"고 소개했다.

"산업화를 지원하는 은행"이란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간 것도 아시아시장
에서 토착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도 적극 강구해왔다.

현지금융기관에 대한 산업금융 노하우의 제공이나 일본기업을 대상으로한
각종 투자관련 세미나 개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베트남에서는 일본기업들에 투자세미나를 개최해 일본기업의 대베트남
투자를 유도하면서 베트남에서 사업을 개척하는 한편 현지정부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성과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과 기업의 육성을 지원하는 경영
전략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미국에 있어서는 72년 처음으로 뉴욕에 지점을 개설한이후 빠른속도로
성장했다.

85년 중소기업 전문은행인 슈로더은행(현재 IBJ슈로더은행)을 매수,
대기업을 주고객으로 하는 도매금융중심에서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했다.

고이케상무는 "미국의 총자산이 500억달러를 넘어 미국전체 은행가운데
10위권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자랑했다.

미국 진출 초기에는 현지의 일본기업과 주로 거래했으나 점차 현지 미국
기업에 대한 영업을 강화, 미국기업의 라인뱅크(Line Bank)가 되는데
주력해 왔다.

라인뱅크란 기업에 통상적 융자뿐만 아니라 긴급시 기업의 요청에 따라
기동성있게 자금을 지원하는 은행을 말한다.

이경우 뱅크미팅(Bank Meeting)이라는 설명회에서 그기업의 재무사정이나
자금계획을 파악할수 있어 다른 은행과의 서비스경쟁에서 우위에 설수 있다.

흥업은행은 현재 AT&T GM등 초우량기업의 라인뱅크가 돼 현지화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행을 압도하는 풍부한 자금공급 능력을 배경으로 장기적 신뢰를
존중하는 거래관행이 호평을 받은 결과"(와타나베과장)이다.

또 현지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의 거래처나 일본에 진출하려는 미국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전략도 효과가 있었다.

흥업은행은 증권업무에서도 적극적인 세계화를 추진해왔다.

증권은 유럽지역에 특화된 업무이기도 하다.

일본내에서는 증권업을 할수 없었던 지난75년 영국 런던에 현지법인으로
"IBJ인터내셔널"을 설립해 증권업무에 나섰다.

이 회사는 현재 유러금융시장에서 인수실적 기준 15위의 유력 증권회사로
성장했다.

지난92년에는 어렵기로 소문난 세계은행의 글로벌채권 주간사를 따내기도
했다.

영국외에 독일 룩셈부르크 스페인 스위스 파리에서 증권업무를 하고 있다.

일본내에서는 증권업진출이 허용되면서 93년 자회사로 흥은증권을 설립했고
중소증권사인 신일본증권 화광증권 환화증권등을 계열로 두고 있다.

증권업을 먼저 시작한 외국에서는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13개국에서 17개의
증권 신탁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에 55개의 금융 거점을 운영하면서 은행 증권 신탁 투자자문 리스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 체제를 글로벌한 규모로 갖추고 있다.

각 지역에서 현지화된 거점을 통합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과감한
국제화와 증권업무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