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3년까지 은행권수위를 달리며 "천하통일체제"를 굳히던 제일은행이
지난해부터 잇단 악재를 맞아 흔들리고 있어 그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

제일은행은 지난93년의 학산개발부도와 지난해의 효산종합개발부도에
휘말려 상당액의 부실여신이 발생한데 이어 이번엔 유원건설에 4천억원
가량의 여신이 몰려있는등 대형업체의 부실화에 빠지지 않고 끼어 있어
이같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지난해엔 법원에서 패소,신한투금의 경영권을 김종호세창물산회장
에게 넘겨주어야해 잇단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

이를 두고 금융계에선 여러가지 해석이 난무.

한 관계자는 "제일은행이 3천5백억원을 들이면서 무리하게 상업증권(현
일은증권)을 인수했던게 화근"이라며 "이에따라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져
고금리자금유치등 무리수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일부에서는 그동안 보이지않게 방패막이역할을 하던 제일은행출신
"모인사의 영향력이 쇠퇴하는등 "외부의 지원"이 사라져 안으로 곪아있던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호사가들은 "제일은행터가 조선시대 의금부자리였던데다 이곳에 위치했던
신신백화점이 망하는등 자리가 좋지 않은 탓"이라며 풍수지리적 해석을
가미.

제일은행은 이에대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겹치다보니 좋지않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조만간에 어려움을 해소할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

어쨌든 제일은행이 잇단 악재를 극복하고 "일등은행"의 위치를 되찾을수
있을지 관심.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