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업계와 가장 많은 인연을 맺고 있는 외국기업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사다.

이 회사와 한국기업간의 관계 변천사는 한국 반도체산업사와 궤를 같이
한다.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한국과 맺은 첫 인연은 지난 83년에 삼성과 체결한
기술협력 협정.

삼성은 마이크론사에 기술연수단을 보내 반도체 걸음마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의 이 때에 대한 기억은 쓰다.

삼성미국법인측은 "연수단을 위해 마이크론사가 태극기까지 게양해
환영키로 했다"고 보고를 해왔지만 태극기 게양이나 기술연수는 커녕
박대만 받다가 돌아왔다.

마이크론사는 그로부터 9년후인 지난 92년 한국업계를 덤핑혐의로 제소
했다.

국내 업계가 세계 무대에 본격 데뷔한 직후다.

그런 마이크론사가 지난 93년에는 한국기업과 다시 동지의 관계로 만났다.

삼성과 윈도우램분야에서 기술협력을 맺고 차세대 반도체분야의 공동개발
체제를 구축한 것.

한국 반도체가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완전히 굳히던 시기다.

이 회사가 다시 한국업계에 칼날을 들이댄 것은 올해 초다.

USTR에 불공정거래혐의로 제재해줄 것을 청원한 것.

세계 1위에 대한 흠집내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