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컴퓨터를 동원해도 1백30년이 걸릴 정도"로 사실상 해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아래아 한글" 2.1판의 암호체계가 풀린 것으로 밝혀져
화제.

"콘티"라는 ID(사용자번호)를 가진 이모군(10대 추정)은 지난7일 하이텔
자료실에 자신이 개발한 암호해독프로그램(CODE21.EXE)를 올려 전국의
가입자들이 볼수있게 했다.

"아래아한글"의 암호체계는 사용자가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문서를
작성한뒤 디스켓에 저장할때 마지막에 자신만 아는 암호를 입력해 다른사람
이 그 내용을 전혀 알아볼수 없게 만든것.

이군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이 암호체계는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해커나
스파이의 손에 들어갈 경우 보안이 필요한 각종 문서들의 내용이 공개될수
있다.

"아래아한글"의 보안체계를 풀려면 2의32승인 42억개의 숫자조합에서
하나를 찾아내야 할정도로 복잡해 해커들이 수십차례 해독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을 만큼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평.

"아래아한글" 제작사인 한글과 컴퓨터사는 하이텔에 이 프로그램이
뜨자마자 강력히 항의, 이군이 5일만인 12일 자진삭제했다.

그러나 이기간중 전국의 많은 하이텔 가입자들이 이 해독프로그램을 입수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사용자들이 문서보안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했다.

또 오는 18일부터 시판할 예정인 "아래아한글" 3.0판의 암호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한편 지난해10월 안기부가 남한지하당인 "구국전위"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들이 아래아한글 2.1판으로 작성한 대북보고문과 북한
공작지도부의 지령문을 암호해독을 통해 내용을 알아냈다고 밝혔으나 한글과
컴퓨터사는 암호를 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 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