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의 길잡이에서 국내기업의 대변자로"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기업
의 홍보대행에 주력해온 PR대행사들이 국내기업의홍보대행을 맡으면서 변신
을 꾀하고 있다.

이는 국내기업들의 PR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전문회사를 이용하는 추세
가 확산되는데 따른 변화이다.

지난해말 유공은 부동액 신제품 홍보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CK)에 의뢰
했다.

PG부동액이 기존에 사용되던 EG(에틸렌 글리콜)와는 달리 환경을 오염시키
지 않는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자체 홍보팀보다 전문 PR대
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CK는 폐부동액의 수질오염문제와 환경오염을 줄일수 있는 PG부동액 개발에
대한 내용을 TV의 "뉴스광장"과 "시사매거진2580"프로를 통해 홍보했다.

또 시민단체에서 주최하는 "자동차 관리법과 특정폐기물 처리실태"에 관한
세미나를 지원,우회적인 제품홍보도 시도했다.

유공은 PG부동액 5만캔을 전량 판매하는등 마케팅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식품업계의 간판기업인 J사가 4월 건강음료 출시를 앞두고 CK에 홍보를 의
뢰한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건강음료의 경우 효능을 직접적으로 광고할수 없기때문에 제품을 선보이기
전에 그 음료에 들어간 성분의 효능을 소비자들에게인식시키고 여론화시키자
는 의도에서다.

삼양사는 지난해 7월 미버슨마스텔라(BM)한국현지법인인 BM코리아와 5년동
안 기업이미지 전환 PR계약을 체결했다.

비슷한 상호를 가진 식품업체와의 기업이미지 차별화를 겨냥한 것이다.

H그룹은 지난달 위기관리 대응방안의 매뉴얼작성을 CK에 맡겼다.

성수대교붕괴사고처럼 언제 어떤 위기에 직면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응전략을 미리 마련해놓자는 구상이다.

PET병을 생산하는 모업체는 환경보호와 관련,PET병 사용금지조치가 나오자
BM코리아에 홍보를 의뢰했다.

PET병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와 국민에게 널리 알리려
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PR회사는 IBM 듀퐁 제너럴모터스등 주로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홍보를 맡아왔고 대표적인 7개 PR사 고객의 95%정도가 외국기업이다.

이런 이유로 PR회사들이 외국기업의 국내시장 공략에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이 "기업에 대한 좋은 여론만들기"의 홍보에 대한 중요성
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전문PR회사를 이용하기 시작해 신규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기업이 효과적인 해외홍보와 이미지관리 업무를 PR
회사에 맡기는 추세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PR회사는 메리트커뮤니케이션즈 BM코리아 CK등 3개사를 비롯해 대략
7개 정도가 있다.

이중 상위 3개사의 매출액이 65억원 정도로 7개사 전체 매출액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PR회사들이 받는 홍보비용은 한시간당 대략 7만~20만원수준.팩스 전화교통비
등의 부대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인건비가 그렇다.

업무내용에 따라 계산하기도 하는데 보도자료 배포 횟수,인터뷰 주선 여부,
이벤트나 세미나 개최여부등에 따라 한달에 3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른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업이미지를 파는 전문적인 홍보활동에 대한 국내기
업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PR회사의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의 김경해사장은 "광고만으로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데 한계가 있어 지속적으로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기위한 총체적
인PR전략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것"이라고 말했다.

<권성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