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불안이 가속화되자 선진국의 금리협조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장 기댈수 있는
것이라고는 미 일 독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엔고로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일본은 금리협조방안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다.

주초 다케무라 일대장상은 달러폭락과 엔.마르크폭등 상황을 시정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리조정문제를 들고 나왔다.

금리를 인하할 용의가 있다면서 미국에 대해 금리를 인상해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독일에 대해서는 마르크강세를 저지하기위해 금리를 내려줄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정도 공조체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개입과는 달리
금리문제에서는 3개국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우선 지난 1년간 경기과열을 막기위해 7차례나 금리를 올린 미국으로서는
금리를 더이상 올리기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

달러안정도 좋지만 이를위해 경제전체를 희생할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경기둔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마당에 다시 금리를 올리게 되면
경제를 침체로 몰고갈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클린턴정부로서는 선거전의 최대악재가
될 경기침체를 용인할수 없는 입장이다.

더구나 달러약세는 수출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데다 미국의 첫번째및
세번째 교역상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통화에 대해서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엔과 마르크에 대한 달러폭락에도 불구,전체적으로 수입
물가가 급등할 우려는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있다.

독일도 마르크폭등으로 인한 수출감소를 우려하고는 있지만 인플레
억제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있어 역시 금리인하를 주저하고 있다.

2차대전후 마르크가치폭락과 그로인한 극심한 인플레를 겪은 독일은
전통적으로 마르크강세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이때문에 지금의 달러폭락과 엔폭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마르크강세에
대해 그다지 우려하지 않는다.

마르크강세로 외국상품을 싸게 수입할수 있고 그결과 국내물가를
안정시킬수 있다는 이점으로 금리인하에 미온적이다.

이처럼 3국의 시각이 서로 달라 금리협조가능성은 낮다.

< 도쿄=이봉구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