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국민 한국등 신설생보사들이 증자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험금지급재원으로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을
1백억원이상 내부유보해야 한다는 당국의 지급여력확보기준을 오는 3월말
까지 채우지 못할 경우 규정에 따라 증자명령을 받게 돼 대외적인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당국에 제출한 50억원의 유상증자계획을 실행해도
누적적자규모가 워낙 커 증자명령대상에 빠질수 없는 처지이다.

따라서 어차피 증자명령을 받을 바에 주주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증자를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쪽으로 이들생보사의 생각이 급선회하고 있다.

또 이들신설사의 주주들이 금융실명제등의 여건아래서 50억원이상의
거금을 떳떳하게 내놓을 수 없는 속사정도 한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자를 하기도 어렵지만 증자를 해도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신설사들은 부실점포와 인원정리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상품판매구조를 중장기 보장성위주로 재편하는등 뼈를 깎는
내실경영을 추진,초과사업비를 크게 줄이는등 적자폭 축소를 위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신설사의 한고위관계자는 "지난해보다 95사업연도에 들어서면 그동안
내실경영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안팎의 배경으로 대신 국민 한국 한덕등 4개 내국사를 중심으로
"증자불가론"이 대두되고 있어 향후 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내국신설사가 안고 있는 누적적자가 1천억원을 훨씬 넘어서는등
자구노력에 따른 적자해소에는 상당기일이 걸린다는데 문제가 있다.

작년말 현재 회사별 누적적자규모는 대신이 1천4백79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 1천3백82억원 한국 1천3백43억원 동양베네피트 1천2백83억원 한덕
1천1백34억원 태평양 1천1백11억원등 1천억원이상의 적자를 안고 있는
회사만 6개사에 이른다.

또 국제생명이 9백67억원 태양 6백66억원 한신 6백3억원등 후발지방사들의
적자규모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자본금이 1백억-1백50억원에 불과한 이들생보사들이 1천억원대의
적자를 안고 있다는 얘기이다.

어느정도 추가증자없이 내실경영으로 엄청난 적자를 해소하는데 흑자
전환이후 최소한 3년이상 걸린다는게 업계의 추산이다.

결국 규정대로라면 오는96년부터 지급여력이 일정금액이상 부족한 회사에
대해선 일부영업정지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부생보사에선 조직축소등 자구노력을 통해 지급여력 부족규모를
6백억원이내로 조정,통폐합조치대상에서만 빠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당국은 보험상품이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팔아야하는 상품"의
성격으로 사업비가 많이 들고 설립초기 조기영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과다사업비 지출로 지급여력이 취약한 현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급여력확보기준이 계약자보호장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이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증자권고조치에 따라 각사가 제출한 증자계획을 무더기로 무산될
지 업계의 현안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송재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