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며 맥주시장의 외형을 불려왔던 맥주3사의
성적표는 정작 낙제점으로 드러났다.

28일 주주총회를 가진 동양맥주는 결산보고를 통해 지난해 총 1조3천7백3억
원(주세포함)의 매출을 올렸으나 치열한 경쟁에 따른 손익악화로 창사이래
최대규모인 6백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93년 23억원의 흑자와 비교하면 1년만에 6백78억원의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동양맥주가 적자를 낸 것은 지난 91년 맥주시장의 침체로 77억원을 기록한
이래 이번이 두번째다.

맥주의 총 판매량도 1억3백80만상자로 전년대비 2.9%가 줄어들었다.

동양맥주는 적자의 원인으로 광고비 등 판매비용의 증가,원재료의 가격인상,
인건비의 증가,물류비용 및 금융비용의 증가 등을 꼽았다.

조선맥주도 이날 주주총회를 갖고 지난해 7천9백12억원의 매출에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보고했다.

이를 주세 등을 뺀 순매출액 2천7백37억원에 비교하면 1.82%의 이익율로
당초 예상에는 못미치는 수치다.

조선맥주의 93년 순이익은 18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동양맥주관계자는 "OB의 경우 500ml 병기준 출고가가 6백77원인
라거맥주의 비중이 70%에 달하고 있는데 비해 조선맥주는 출고가가 8백13원
인 하이트의 비중이 67%여서 상대적으로 재무구조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진로쿠어스맥주도 영업을 시작한지 반년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신규진
출에 따른 투자부담이 커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 맥주사들이 광고비로만 6백22억원을 쏟아부을 정도
로 과열경쟁을 벌인 것이 손익악화의 주요원인이었다고 분석하면서도 올해도
공장증설에 따른 물량압박으로 경쟁을 피할 수 없어 당분간 맥주사들의 손익
구조가 호전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