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사는 그동안 디지탈 비디오 디스크(DVD)규격을 둘러싸고 맞서
왔던 도시바등 7개사와의 규격통일 협상을 중단하고 독자규격의 DVD 생산
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소니사는 이 발표에서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소니사는 도시바사와
타임워너사등이 주도하는 DVD규격인 초밀도(SD)디스크 개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SD규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소니사의 이러한 태도는 기존 제품보다 월등한 성능을 가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신기술은 청색 레이저를 이용해 디스크 정보를 읽어내는 방법인데
아직은 초보단계이지만 소니사는 곧 이 기술을 사용해 11기가바이트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DVD를 개발해 차세대 디지탈 TV에 적합한
화면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사의 DVD는 한면에만 7.4기가바이트의 정보를 2중으로 기록할
수 있어 영상과 음성신호를 270분동안 재생하게 된다.

반면 도시바사가 개발한 DVD는 양면에 10기가바이트의 정보를 수록,284분동
안 재생할 수 있다.

이 발표에서 소니사는 현재 생산중인 음악CD(컴팩트디스크)나 CD-롬이
모두 한면만 재생하게 돼있으므로 소니사의 DVD규격을 채택하면
기존 업체들이 용이하게 생산할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헐리우드 영화제작사인 컬럼비아와 트라이스타를 소유하고 있는
소니사는 지난해말 DVD 개발 이후 이뤄졌던 평가회에서 영화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얘기하며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도시바 제품보다
품질면에서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DVD규격을 둘러싼 소니와 도시바 양진영간의 대결은
불가피해졌다.

지난 70년대 중반 VTR 규격채택때는 베타규격을 앞세웠던 소니와
VHS를 채택한 마쓰시타의 자회사 JVC가 경쟁했었는데 여타 회사들이
VHS규격을 채택,보편화되면서 소니사는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했었다.

소니사는 96년 봄 시제품을 출시할 전망아래 오는 4월 견본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1월말 일본 마쓰시타,히타치,마쓰시타 계열사인 MCA,파이오니어,
프랑스 톰슨전기등은 도시바와 타임워너가 개발한 DVD규격을 채택키로
했는데 이들 7개사와 소니사는 그동안 DVD규격통일을 위해 협상을
가져왔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