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총외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5백억달러를 넘어서고 순외채도
5년만에 처음으로 1백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민간의
대외채무 중에서 법인의 해외투자용 해외차입을 뺀 총외채 규모는 작년
11월말 현재 5백42억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공공기관이 36억1천만달러, 금융기관이 3백10억1천만달러,
민간의대외채무가 1백95억6천만달러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총외채 규모는 작년 6월 말보다 11.8%(57억달러), 93년 말보다는
23.4%(1백3억달러)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종전 최대치인 86년의 4백45억
달러에 비해서도대폭 증가한 것이다.

특히 총외채에서 대외자산을 뺀 순외채 규모도 1백2억7천만달러로 작년
6월말보다 9.5%(9억달러), 93년말보다 30.4%(24억달러), 90년말보다 1백
14.6%(55억달러)가 각각 증가했다.

순외채는 84년에 3백29억달러까지 늘어났다가 90년에는 40억달러로 대폭
감소, 93년말까지 1백억달러를 밑돌았으나 작년에는 5년만에 처음으로
1백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경상 국민총생산(GNP)에서 순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에
2.7%로 높아져 90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외채통계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민간의 대외채무 가운데 공공기관의 대외채무만을
제외하는 국제결제은행(BIS)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적용할
경우 더욱 늘어나 6백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현재 국제금리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민간투자 증대와
개발도상국의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확충을 위한 외자도입, 일본의 지진
복구 및 유럽의 홍수피해 복구자금 수요 증가로 계속 오름세를 보여
우리나라의 외채이자 지급에 따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