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대형 유통업체들의 해외시장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포화상태의 국내시장경쟁에서 벗어나 지구촌시장을 무대로한 시장
확대경쟁이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지역과 멕시코 브라질등 중남미지역을
중심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은 해당지역 최대의 점포를 지향하는 전략및 상상을 초월한
마케팅력을 구사하며 세계 각국의 유통시장을 크게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로 67개의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미월마트는
멕시코 시프라그룹과 손잡고 10억달러를 투자,창고형 도매업체인
샘스클럽으로 멕시코시장공략에 나섰다.

월마트는 또 올해 브라질에 3개,아르헨티나에 2개의 점포를 개점하는등
중남미시장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세를보이고 있는 아시아지역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홍콩의 3개점포를 기반으로 중국시장에도 진출,중국유통시장의 성장잠재
력을 대거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월마트는 앞으로 3년내 전체매출의 10%를 넘는 1백억달러이상을 해외시장
에서 거둬들인다는 전략이다.

K마트도 마찬가지다.

현재 동유럽에 13개 점포와 싱가포르에 한개의 슈퍼K 점포를 갖고
있는 K마트는 내년말까지 멕시코내 점포수를 7개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의 야오한은 중국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90년5월 본사를아예 홍콩으로 옮긴 야오한은 해외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정부로부터 진출승인을 따낸 업체이다.

현재 상해에 3개의 슈퍼체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국남부지역을
중심으로 1천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올연말 상해에 지상 21층 연면적 2만8천여평의 초대형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야오한은 유럽과미국시장에도 진출,내년도에는 매출 50억달러에
순익만도 15억5천만달러를올린다는 구상이다.

각각 1백50여개 체인망을 갖추고 있는 스웨덴의 창고형도매업체
마크로와영국 최대 소매업체 막스&스펜서(M&S)는 물론 완구전문체인인
미토이스R어스 역시 해외점포망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프랑스 창고형도매업체
카레푸도 올해중 상해에 첫 할인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1년반동안 전세계 대형유통업체들의 해외투자규모는
50억달러선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영 골드만 삭스사는 추산하고
있다.

이들 대형유통업체의 최대 무기는 강력한 가격파괴전략을 구사할수
있다는 점이다.

막강한 구매력을 배경으로한 초저가전략으로 지역소비자들을 일거에
끌어들이고 있다.

상품의 선택폭 또한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월마트와K마트의 경우 8만여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카레푸도
일용잡화에서 대형가전 가구에 이르기까지 유통업체에서 판매할수
있는 모든 품목을 진열해 놓고 있다.

지역 최대의 할인점들이 점포당 5만여개의 품목을 취급하는 것에
비해 월등히 앞서있다.

원스톱쇼핑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대량구매를 유도하고있는 것이다.

브랜드이미지도 빼놓을수 없다.

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사가 영화주인공의 캐릭터를 상품화해 전세계
유통시장을 발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것과 같이 브랜드이미지는 가격우위및
상품선택폭과 맞물려 시장확대에 상승작용하고있다.

그러나 해외진출이 언제나 장미빛인 것만은 아니다.

카레푸와 마크로의 경우지역 슈퍼마켓과 할인점의 거센 도전에 직면,미국시
장진출에 실패했으며 프랑스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이예트도 2천만달러를
넘는 적자에 시달린 끝에 뉴욕점포를 폐쇄하는등 실패사례도 적지
않다.

카레푸의 다니엘 베르나르는 "해외진출은 항상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며
투자자금 회수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강조한다.

진출대상지역 유통환경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와 진출실패시의
대비전략수립이 언제나 함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