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Hacker)는 원래는 컴퓨터에 통달한 전문가를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각종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내거나
파괴하는 신종 하이테크 범죄자를 일컫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해커는 지난 50년대 초반 미국 MIT 공과대학에서 결성된 컴퓨터광들의
공동체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컴퓨터광집단은 당시 "누구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정보는 공유해야 한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또 컴퓨터를 이용해 인간의 생활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초창기 선의(?)의 해커중에는 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 회장
애플 컴퓨터의 창시자인 스테판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등도 포함돼
있었다.

해키들이 컴퓨터 기술의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한것이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컴퓨터보급이 확산되고 대부분의 전산시스템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전문적인 범죄꾼내지는 시스템 파괴자로서의
해커가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커들은 금전적 욕구보다 주로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범죄자의 모습을 띠고 있다.

해커들은 우선 기존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도전을 목표로 한다.

각종 컴퓨터 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관련 자료를 엉뚱한 곳에 빼돌리거나
자신이 왔다간 흔적을 남겨놓는다.

또 금융기관의 컴퓨터망을 못쓰게 만들고 국제 회선을 이용해 외국의
과학기술관련 정보를 빼내거나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컴퓨터 실력에 대한
자기 만족을 얻는 유형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해커들은 치기어린 장난이나 영웅심때문에 해킹을 하는 소년부터
개인이나 단체의 불법적 이익을 노린 컴퓨터 범죄꾼과 국가 기밀을 노리는
컴퓨터 스파이까지를 포함하는 말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