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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지 일본판은 최근호에서 한국경제가 고베대지진을 계기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일본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할 것이란
특집기사를 실었다.

이기사는 한국경제신문이 일본비즈니스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를 인용하면서 한국에 대한 경계심리도 감추지 않고 있다.

특집기사의 내용을 소개한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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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지진에 따른 복구사업으로 바빠지게 될 기업은 대단히 많다.

건설업자 강재메이커 유리메이커등은 그 대표적 기업들이다.

그러나 또한곳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곳이 있다.

바로 일본주식회사의 라이벌인 한국주식회사다.

한국의 부산항에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고베항을 피해 벌써부터
선박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베시의 가와구치항만국장은 항구의 완전한 복구에는 3년가량의
기간과 1조엔이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반드시 복구해 부산에 빼앗긴 화물을 되찾아 오겠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파워를 의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소위 아시아의 호랑이 중에서도 한국은 최강의 존재로 일본의 중공업을
직접 위협하는 경쟁상대다.

특히 한국의 산업계를 좌우하는 재벌의 힘은 막강하다.

5천명이상의 사망자를 낸 한신대지진은 일본산업계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산업기반의 피해는 10조엔에까지 이른다.

일본굴지의 화물취급량을 과시했던 고베항은 완전 마비상태다.

일본제조업의 14%가 집중된 한신공업지대에서는 철강 조선 자동차부품등의
기간산업을 포함 수천개에 이르는 공장이 재난을 입었다.

이들은 모두가 한국이 지진이전부터 급격히 추격해오던 분야다.

아시아의 일류공업국이 된 지금도 한국재벌의 야심은 멈출줄을
모른다.

현대 대우 기아등 3대재벌은 오는 2000년까지 자동차생산능력을
지금의 2배 연산 6백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일본에 이어 세계제2위인 조선업계는 96년까지 생산능력을
배증시킨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어떤 증권회사의 최근 보고서는 이대담한 확대책의 배후에 "세계조선업계의
셰어를 독점,일본을 시장에서 축출하려는 장대한 계획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런 전술은 일본주식회사가 취한 전형적인 것이었다.

일본은 저코스트를 무기로 미국의 조선업을 축출했고 철강업에서도
거의 같은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한국이 이번엔 일본을 상대로 자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인에 있어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전후50년간의 비원이었다.

그들은 일본이 36년간에 걸쳐 식민지로 지배한 사실을 뿌리깊이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계가 최근 한층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는 중국시장에의
기대도 한원인이 되고 있다.

언젠가 한반도가 통일되면 중국과는 국경을 접하게 돼 일본보다
대중국무역이 훨씬 유리해질 것으로 그들은 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2년간의 엔고로 일본의 수출경쟁력은 서서히 약화되고
값싼 한국제품이 그자리를 메우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18% 증가했는데 그만큼 일본은 시장을 잠식당했다.

한국기업은 가격면에서의 우위를 살려 일본의 계열시스템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그좋은 예가 포항제철로 최근 미쓰비시와 자동차용강판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혼다와 닛산도 포철제품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무역규모는 한국의 10배에 달하고 대한무역에서는 대폭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인은 예전과 같은 대한우위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일본비즈니스맨들을 상대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국경제가 일본에 있어 위협이 되고 있다 와 몇년지나면 위협이
될 것이다 는 응답이 85%에 달했다.

삼성그룹의 창립자인 고이병철회장은 수시로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식경영전략을 도입했었다.

기술도 일본에 의존해 출발한 삼성이지만 특정분야에서는 이미 일본기업을
추월해가고 있다.

지난93년에는 메모리반도체판매부문에서 세계1위에 섰고 2백56메가D램도
일본기업에 앞서 샘플을 출하했다.

한국은 광복5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식민지시대 굴욕의 상징인
구조선총독부건물을 철거할 예정이다.

이것은 결코 "이제 용서하고 잊어버리자"는 취지가 아니다.

오히려 그이면에는 "이제 일본을 따라잡을 수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숨어있다.

[도쿄=이봉구 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