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은 24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종연행장도 추천위원명단에 포함돼 있다.

"전직행장"의 자격이다.

"3연임"을 이행장 스스로가 포기한 것이다.

이행장의 용퇴결정은 다른 은행장의 연임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그래서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들의 거취가 더욱 주목된다.

올해 임기를 맞는 은행장급은 모두 10명에 이른다.

이조흥은행장 이규징국민은행장 김정규동남은행장 박종대평화은행장
홍희흠대구은행장 윤은중충청은행장 송병순광주은행장 김영제제주은행장
봉종현장기신용은행장 안공혁신용보증기금이사장이 그들이다.

여기에 공석중인 대동은행장과 전북은행장을 합하면 이번에 새로
뽑아야할 은행장은 12명에 달한다.

이중 금융계의 관심을 모았던 사항이 중임임기가 만료되는 행장들의
"3연임"여부였다.

이조흥은행장과 김동남은행장 송광주은행장이 이번에 중임임기가
끝난다.

그러나 이조흥은행장이 3연임을 포기함으로써 시중은행에선 한번도
없었던 "3연임행장"이란 "신화창조"는 상당히 어려워질 전망이다.

송병순광주은행장은 이행장의 "포기선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3연임이 유력한 상태다.

지난 89년 외환사고를 당해 뿌리부터 흔들리던 광주은행을 시중은행수준
으로 성장시킨 공로에 대해 이의를 다는 사람을 별로 없다.

은행노조나 대주주인 금호그룹측에서도 3연임에 찬성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또 진강현초대광주은행장이 지난68년부터 76년까지 3연임했다는 선례도
송행장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있다.

따라서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는 다른 만큼 감독당국에서도 송행장의
3연임에 특별한 "이의"를 달지 않을것이라는게 광주은행의 전망이자
희망사항이다.

김정규동남은행장의 경우 퇴진쪽으로 기울었다는 예측이 많다.

신설은행을 대과없이 이끌어왔다는 점이 인정되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업적신장세가 다른 후발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이 "바꿔보는게 합리적"라는 공감대를 자아내고 있다.

이조흥은행장의 퇴진결정이 이런 공감대을 가속화시킬것이란 예측도
3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이행장의 "연임포기"로 우찬목전무가 유력한 후보로
등장했다.

이행장 자신이 평소 우전무를 "후계자"로 인정하는듯한 발언을 자주
한데다 행내에 특별한 "라이벌"이 없는 편이어서다.

따라서 돌발적인 "변수"가 없는한 조흥은행은 우전무체제로 기수를
바꿀 전망이다.

오히려 관심은 이행장의 거취다.

이에대해 조흥은행은 이행장이 일단 "상근회장"에 추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사권을 가지는 실질적인 그룹회장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은행정관에는 "상근회장"만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임임기가 끝나는 은행장들의 경우 대부분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박평화은행장과 홍대구은행장 봉장기신용은행장의 경우 은행을 무리없이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연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윤충청은행장도 이사임기가 만료될뿐 행장이 된지는 이제 1년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중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과 제주은행은 은행장의 임기에 맞춰 오는 7월과 9월 각각
임시주총을 예정하고 있어 두 은행장은 일단 정기주총을 "무사히"넘길
전망이다.

안신용보증기금이사장은 정부가 임명하는 경우라 임기에 돼봐야
연임여부를 점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공석중인 대동은행장과 전북은행장의 경우 외부인사영입으로
굳어지고 있다.

대동은행은 현임원들이 은행장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데다
노조에서 능력있는 외부행장영입을 위한 전직원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출신의 김봉규중소기업은행부행장과 김연조외환신용카드
회장이 유력하다.

전북은행장후보로는 박찬문전금융결제원장과 송용상한국기술금융사장이
얘기되는 상태다.

한편 지난 23일까지만해도 3연임의사를 굳힌것으로 알려졌던 이행장은
24일 확대이사회가 열리기직전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행장은 이날 "그동안 연임여부로 오랫동안 고민해왔으나 조직을
위해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이사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전했다.

이행장의 용퇴결정에 대해 조흥은행직원들은 "이행장이 조흥은행을
선두은행으로 끌어올렸을뿐만 아니라 은행장 재임기간이 4년밖에
안돼 엄밀히 연임임기를 다 채우지도 않은 상태여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