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간사이(관서)지방의 지진으로 대일무역의존도가 높은 부산과 대구 구미
등 영남지역업체들의 피해가 속출하고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여파로 인해 평소 고베항을 거쳐 교역
이 이뤄지던 수산물 기계 전자부품 화학업종의 수출입이 타격을 입는가하면
국제우편물수송에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이미 일부기업은 고베지역 수입원자재 공급회사의 조업중단
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있고 대체수입선을 검토하는 등 비상대책마련에 들어
갔다.

하루 10만달러상당의 선어및 냉동수산물을 시모노세키항을 통해 오사카지역
으로 수출하는 K수산은 오사카지역으로의 차량진입불가로 수출물량이 70%감소
됐고 S물산도 50%가량 줄어들었다.

동국제강의 경우 고베선적분이 오사카나 인근항구로 우회 또는 대기하고있
으며 용접봉생산업체인 K사는 확보된 원자재재고물량이 바닥나 대체수입선을
검토하고있는 실정이다.

또 일본에서 원료의 절반을 수입하는 K화학은 주원료공급회사인 간사이페인
트가 도로교통마비로 인해 정상조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원료수급에 차질이
예상되고있다.

매주 두차례씩 부산항을 거쳐 고베항으로 반출되는 국제우편물도 고베항의
기능마비로 지난 17일 1차우편물 3백89자루가 반송되지못한채 부산항에 묶
여있다.

또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해외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고급화
섬직물 등 일부품목의 수출은 다소 호전될 전망이지만 기계류와 전자제품업
종은 생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특히 구미공단내 일본의존도가 높은 정밀전자제품업계는 고베등 지진피해지
역에 있는 마쓰시다등 현지업체들의 조업중단으로 부품품귀현상과 함께 가격
인상이 예상돼 전전긍긍하고있다.

수입염료의 30%를 고헤항을 통해 수입하는 LG마이크론과 코오롱세이렌 등도
급히 수급항로를 변경하고있다.

이와함께 동남공단과 창원공단입주업체들도 60여개회사가 제때 수출을 못할
정도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있다.

지난해 일본에 5백60달러상당을 수출한 한국중공업의 경우 발전설비부품등
의 수출과 수입에 막대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베어링수출회사인 한국종합기계와 못을 수출하는 한국센코,유압기기 수출업
체인 동양기전 등도 당장 수출항을 바꾸거나 고베항이 복구될때까지 선적을
기다려야할 입장이다.

이밖에 평소 일본과 잦은 접촉을 하고있는 수많은 업체들이 당분간 납기지
연과 운송비추가부담,대금회수차질등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업계관계
자들을 긴장시키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