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긴키지역의 대지진은 우리나라의 구미수출에까지 불똥이 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수출품중 상당부분이 일본 관서지방의 최대항구(처리능력
일본4위)로 환적등 재처리되는 고베항의 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선적이나 수송상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구미지역에서 요청받은 우리업체들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수출은
주문자가 "반드시" 사용토록한 일본산 부품의 조달이 늦어져 2월초부터는
이들지역 수출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고베항만 시설의 파괴로 고베항에서 환적해 대미 대유럽으로
나가는 수출상품중 일부가 납기지연사태를 빚고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업체들은 일본 화물처리능력 4위인 고베항이 폐쇄되자
처리능력이 절반수준인 오사카항을 대체항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벌써부터
지진 복구물자와 수출물량폭증으로 큰 불편을 겪고있는 형편이다.

국내 수출업체들은 "미주및 유럽지역으로 실려나가는 상품의 10%이상이
고베항에서 환적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요코하마와 나리타 도쿄등도
항만 하역능력이 포화상태여서 환적에 어려움이 따를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부품업체의 조업중단은 일본산 부품값의 상승을 부추기고 꼭 필요한
부품의 조달을 어렵게 하고있다.

때문에 일본산 부품을 반드시 사용토록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수출상품
은 일본산 부품의 재고가 바닥나는 순간 수출길이 막힐수 밖에 없는 실정
이다.

업계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수출하는 상품중 일본쪽에서 주문받은
상품의 대부분은 일본산 부품사용을 의무화하고 있고 유럽이나 미국지역
주문량의 10~20%도 정밀도가 뛰어난 일본산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예로 유럽지역에서 OEM방식으로 주문받은 자동차의 경우 엔진과
냉연강판을 일본수출용 부착토록 하고 있고 일본으로 나가는 반도체도
일본산 핵심부품을 사용토록하는 옵션을 달고 있다.

기계와 전자업체등은 일본산 전기부품의 조달이 늦어질 것을 우려,
수입선을 바꾸려고 하고 있으나 일본의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높이고
해외업체들까지 판매조건을 까다롭게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산업용 전자전기(컴퓨터) 가정용 전자전기 중전기기 전선등의
부품과 일반기계 정밀기계 선박및 항공기부품의 구입이 어려워져
2월초부터 우리나라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이를 사용,미주및 구주로
수출하는 상품생산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수출상품에 일본제 부품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진의 영향으로 일본산 부품의 가격이
뛰고 구입이 힘들어질때 구미와 구주의 수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지진으로 인한 일본지역에 대한 수출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재계의 일반적 분위기는 이번 일본 긴키 지진사태를 계기로 당장의
비즈니스확대보다는 한일양국 기업의 수평적 산업협력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이 많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일본정부및 기업인들이 전통적으로 자국이 어려움에
처해있을때 지원해준 외국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이번 긴키 대지진 복구를 전폭 지원해 한일양국 산업의 수평적 협력의
계기로 삼아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증대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일수출의 증대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 김영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