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한 인쇄용 필름으로 선진국의 거대기업에 맞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

협진광화학 (대표 노훈)은 외형상으로는 연간 매출액 30억원의 작은기업
이다.

그러나 유수의 선진기업만이 보유한 인쇄용 필름 제조기술을 국내기업
으로서는 유일하게 순수 자체연구로 확보해낸 벤쳐기업.

인쇄용필름은 문서는 물론 도자기나 봉투의 인쇄등 모든 인쇄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소재이다.

카메라용및 X-선등의 의료용필름과 함께 3대 필름으로 불린다.

이들 필름 모두 미국의 코닥 듀폰, 일본의 후지 코니카, 독일의 아그파등
세계적으로 5~6개 대기업만이 독점적으로 생산, 기술이전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첨단기술들이다.

지난 87년 설립된 협진광화학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그러나 기술이
요구되는 품목"을 개발, 생산키로 하고 인쇄용필름 개발에 매달렸다.

서울대 공대를 59년에 들어간 입학 동기생 7명이 출자한 자본금 23억원과
정부지원 기술개발자금 20억원등 총 48억원을 투입, 기술확보에 성공,
생산에 들어갔다.

이회사가 적자를 감수하면서 "기술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끝에 개발한
인쇄용 필름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88년.

충남 아산에 국내 최초의 인쇄용필름 생산공장이 준공된 것이다.

그러나 품질이 외제에 뒤져 판매부진으로 공장을 일부만 가동해야 했다.

공장내 연구소의 인력이 총동원되는 품질개선 연구가 이어졌다.

위기감속에 진행된 연구개발끝에 지난 92년 외제에 전혀 뒤지지 않은
인쇄용 필름을 내놓게 됐다.

기술로 경쟁력을 갖춰 나가게 된것이다.

박정호부사장은 "외제에 비해 감도가 2배 높아 필름 수요처인 인쇄및
제판업체의 촬영작업 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고 시판중인 모든 현상약을
사용할 수 있다"며 가격이 외제보다 20%정도 값싸 외제의 가격상승을 억제
하는데도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93년에는 이같은 기술성을 인정받아 공진청으로부터 우수기술에 주는
NT마크를 부여 받았다.

미미한 실적을 보이던 판매가 점차 호조를 보여 지난해에는 연간 4천만
달러에 달하는 국내 인쇄용 필름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점유율 목표는 25%. 지속적인 품질개선을 비롯 기술AS인력을 대폭
확충,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계획이다.

협진광화학은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구조개선자금으로 아산 공장의 자동화에 나서고 있다.

4월께 마무리할 예정이다.

공장 자동화로 생산능력 50%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박부사장은 "외제를 선호하는 풍토만 고쳐진다면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는데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했다.

협진광화학은 인쇄용 필름의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93년 30만달러, 94년 50만달러에 이어 올해는 1백만달러의 인쇄용 필름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만 싱가포르등의 동남아지역과 쿠웨이트등의 중동지역을 주 대상으로
수출력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회사는 인쇄용 필름에 머물지 않고 이기술을 토대로 의료용 필름도
개발키로 하고 최근 이의 연구에 착수했다.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필름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