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김영삼대통령의 호주방문을 수행하면서 정상들의 세일즈외교가
무엇인지를 피부로 느꼈습니다.

제 경우엔 호주방문이 처음이었는데 대통령 수행기업인이라니까 보는 시각
이 달라요.

그만큼 저의 기업수준과 제품의 품질을 인정하더군요.

덕분에 기껏 20만달러 정도로나 생각했던 수출상담을 70만달러나 하게
됐습니다.

" 김대통령의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3국방문을 수행한 총 60여명
기업인 가운데 홍일점으로 호주방문에 합류한 하태리 동양도자기
사장(48)은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정상외교의 효과를 직접
체감했다"고 말했다.

하사장은 김대통령을 수행한 기업인중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곳 호주에선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13일 미리 멜버른에 왔는데 이곳 언론에서 인터뷰요청이
왔더군요.

그때APEC 회원국 여성기업인들의 협력과 교류를 제안했더니 좋은
의견이라고 평가하더군요.

여성들의 부드럽고 섬세한 역할이 회원국들의 평화와 번영에 큰
보완작용을 하리하고 믿어요.

제 제안이 실현되면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그랬어요" 청주공단의
공장에 3백5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하사장이 호주와 인연을 맺은것은
10년전 도자기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고령토나 장석으론 한계를
느껴품질이 높은 호주산 고령토와 장석을 수입하게 된것. 매년 국내에서는
호주산 고령토를 20만t이상 수입하고 있다.

현재 전국여성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하사장은 여성경제계
에선 상당히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져있다.

1남2녀의 평범한 순수 가정주부에서 81년 어느날 도자기사업에 뛰어들어
연 1백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중소기업을 일구웠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중소기업도 자금을 대달라,금리를 낮춰달라는 식의 보호막을
스스로벗어나야 합니다.

WTO가 출범하면 세계물건이 다 들어와 소비자선택이 넓어지는데보호막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세계화의 안목으로 품질로 도전해야 합니다.

" 하사장은 여린 겉모습과는 달리 "우리 기업의 세계화"를 당찬 목소리로
주문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