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자회사를 통한 조직정비가 뼈대를 갖춰가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 은행들은 연구소와 신용금고 중심으로 7개
자회사를 신설했고 3개 자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개의 자회사를 팔았고 4개 자회사의 일부지분을 매각했다.

현재 국내은행들의 금융그룹화는 일본과 비슷한 자회사 늘리기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은행이 증권 투신등 비은행영업을 동시에 할수있는 유니버설(UNIVERSAL)
뱅킹이 금지돼있어 자회사를 늘림으로써 업무영역을 넓혀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은행들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 새로 세운 자회사
는 모두 7개.

이중 한일은행의 한일경영연구소, 대구은행은행의 대은금융경제연구소,
광주은행의 광은경영경제연구소, 조흥은행의 조흥경제연구소, 제일은행의
제일종합금융연구소(은행감독원의 승인순서)등 5개가 연구소다.

은행들은 급변하는 경영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위한 효과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일반경제동향에 대한 연구도 활성화하기위해 이처럼
경쟁적으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은행관계자들은 대부분 자본금 10억-30억원의 작은 연구소여서 그
역할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우나 은행의 중장기경영전략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외에 신설자회사는 경기의 신경기금고와 한일은행의 한일중부금고
등이다.

한일은행은 한일중부금고를 신설,여기서 경영이 부실화된 국보금고와
제일금고의 영업권을 넘겨받았다.

은행들이 인수한 자회사는 제일은행의 일은금고(상업증권자회사인
상업상호신용금고가 명칭변경), 서울신탁은행의 서은투자자문,
제일은행의 상업증권등이다.

신설및 인수자회사중 제일은행소유가 연구소와 상업증권및 일은금고를
포함 3개나 돼 제일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공격적으로 자회사를 늘려갔음을
알수 있다.

제일은행은 작년에 한국선물거래주식회사도 샀다.

은행들이 매각한 자회사는 상업은행의 상업증권과 제일은행의
일은투자자문 2개다.

부산은행은 부산리스와 부은금고의 지분을, 보람은행은 보람금고의
지분을, 서울신탁은행은 교보증권의 지분을 각각 약간씩 팔았다.

내년부터는 은행들의 자회사취득제한이 제도상 완화된다.

은행법이 예고된대로 국회에서 고쳐진다면 은행들은 20%지분범위까지
은행감독원의 승인없이도 취득할수있다.

지분을 40%까지는 일정한 요건만 충족하면 취득이 자율화된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내년에 자회사취득에 더 열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종합금융그룹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히 그렇다.

은행감독원은 자회사설립및 인수에 대한 규제를 푼다는게 기본방침
이라고 밝히고 다만 자회사가 모회사인 은행의 건전경영을 위협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고광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