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의 미국 AT&T-GIS사 비메모리반도체사업부문인수는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첨단기술을 확보,세계 10위권내의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하기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계 반도체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동안 기술부족으로
사실상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고부가가치사업인 비메모리분야에 본격
진출,반도체부문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로 볼수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그동안 고도의 성장을 지속해왔으나 대량생산위주의
메모리반도체 일변도로 성장, 절름발이식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메모리반도체분야는 엄청난 투자를 필요로하는 반면 전자산업전체의 시장
상황에 따라 경기의 부침이 심해 투자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어 미국과
일본기업들은 메모리대 비메모리분야의 사업구조를 60대 40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이번 AT&T-GIS사 비메모리사업부문 인수로 당장 메모리 대
비메모리반도체의 사업비율을 75대25로 변화시킬 수 있게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다.

또 고부가가치제품인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으로 대폭적인매출신장도 예상
되고 있다.

장홍조 시스템IC사업본부장은 "AT&T-GIS사 비메모리사업부문 인수는
현대전자의 비메모리사업강화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3년안에
비메모리사업비율을 35%정도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반도체기업
으로 올라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전자는 비메모리반도체제품을 앞으로 미국 AT&T-GIS공장과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각각 생산해나가면서 내년말까지 공동연구조직을 만들 계획
이다.

또 이회사의 독립성을 최대한 존중하되 장기적으로는 조직통합을 통해
역할을 분담할 방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전자는 이회사가 갖고 있는 아날로그-디지털변환기술및 컴퓨터보조
기억장치 관련기술을 활용,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멀티미디어용 ASIC
(주문형반도체)사업을 내년부터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취약했던 ASIC 설계기술의 확보를 토대로 대만 미국에 설립중인
반도체디자인센터와의 연계에 나서 고부가가치형 첨단제품을 내년부터
세계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또 AT&T-GIS가 확보하고 있던 IBM HP 소니 애플등 초우량 거래선을
그대로 인수하게돼 향후 반도체사업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
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전자는 미국 뿐아니라 일본 유럽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전자의 AT&T-GIS사 비메모리사업부문 인수는 AT&T가 경영합리화
전략에 따라 중복투자부분을 매각키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AT&T는 지난 91년 NCR사를 인수,AT&T-GIS사를 설립했으나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이 AT&T의 기존 사업조직과 중복돼 이를 매각키로 결정하고 최근
현대전자 삼성전자등 국내업체와 미국 일본업체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왔다.

현대전자의 이번 AT&T-GIS사 비메모리반도체부문 인수는 올해 초 미국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버 제조업체인 맥스터사를 1억5천만달러에 인수
한데 이은 것이어서 이 회사의 공격적인 경영전략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국내업체로서는 처음으로 64메가D램 생산라인건설에 착수한데 뒤이어
비메모리반도체부문에서도 세계적 기술을 확보, 국내외 반도체업계 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여 이회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