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스트&크레인코포레이션 이종춘사장(38)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창업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상호가 말해주듯 이회사는 국내발전소건설및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특수형
호이스트와 크래인을 전문 생산하고 있다.

마찰에 의한 미세한 불꽃으로도 폭발의 우려가 있는 산업현장에 필요한
방폭형장비들이다.

용도가 제한적이어서 수요업체도 모두 대기업이었다.

실적이 없는 영세업체가대기업과 거래하다보니 벅찬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이사장은 창업첫해인 91년에는 명함을 내밀면 상대방이 비웃는것 같아
쑥스러웠다고 말한다.

시련이 있을때면 창업동기와 준비과정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았다.

쉽게 포기하기에는 아쉬울만큼 철저하게 준비한 사업인만큼 꼭 성공해야
한다고 영업에 나설때마다 다짐하곤 했다.

중앙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사장은 82년부터 90년까지 기계류생산업체
인 삼표제작소에 근무했다.

삼표제작소에 근무할때 잠시 외도를 해 85,86년에는 현대종합상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삼표제작소에서는 호이스트개발업무를 담당했고 현대종합상사에서는
플랜트부에서 해외실무경험을 쌓았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특수형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확신이
절로 생겼다.

국내산업발전을 위해 그몫을 기껏이 맡겠다는 자신감에서 창업하게 됐다.

야릇한 흥분과 불안감이 뒤석히며 마음을 바쁘게 했다.

사업첫년도에는 독일 일본 미국 중국등 세계 유수한 호이스트및 크래인
생산업체를 둘러보았다.

선진업체의 생산시설및 품질관리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당시에도 상사에 같이 근무했던 옛동료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사장은 처음에는 이태리 이탈크레인사와 기술제휴, 핵심부품을 들여와
조립판매하는데 주력했다.

기술과 영업능력을 착실히 쌓아가며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었다.

치밀한 사업능력을 발휘해 이사장은 평택복합화력, 보령화력, 태안화력등
주요발전소와 한국가스공사 평택LNG인수기지등에 방폭형호이스트와 크래인을
납품했다.

올해 3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이회사는 앞으로 부품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태리기술제휴사에 기술자 3명을 파견, 설계제작기술을 익히게 하여 97년
부터 자사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해외시장정보에 밝은 이사장은 싱가포르에 이태리기술제휴사와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11월말까지 중국국영발전소용 방폭호이스트및
크레인 2백대를 수출키위해 상담을 벌이고 있다.

보증금 2백만원에 월20만원의 사글세를 내고 시흥공구상가내 10평규모의
가게를 얻어 시작한 사업이 3년만에 40평규모의 서울사무소 6백평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체로 발돋움했다.

부인과 단둘이 시작한게 이제는 종업원이 30명에 이른다.

적금을 헐고 집을 담보로 빚을 내 창업한게 엇그제 같은데 세계시장을
넘보는 특수형호이스트전문업체로 성장한데는 피눈물나는 노력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사업운이 따른 때문이라며 이사장은 겸손해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6일자).